사우디 등 대규모 감산 가능성…기름값 또 오를까

감산 확정되면 기름값 상승 부추길 듯

국내 정유업계는 감산 따른 국제유가 상승 내심 반겨

[로스앤젤레스=신화/뉴시스] 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이 고시돼 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휘발윳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리버사이드와 오렌지 등 인근 카운티에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10.04.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가입한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 플러스(OPEC+)의 대규모 감산 가능성이 커지며 국내 기름값이 또 다시 상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오펙 플러스는 오스크리아 빈에서 석유장관회의를 열고 대규모 감산을 결정할 예정이다.

감산 규모는 하루 평균 최대 200만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감산 예상치인 100만배럴보다 2배 더 많다.

감산으로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 국제 유가는 물론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상승해 국내 휘발유 및 경유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정준환 본부장은 "국제 유가가 오르면 거기서 정제하는 휘발유·경유 등 국제 시세가 오르고, 국내 유가에 다시 반영된다"며 "연말 이후 유류세 한시 인하가 축소되거나 없어지면, 국내 기름값이 이전 고점 이상으로 오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유가는 그동안 100달러 이하에서 유지됐으니, 이번에 100달러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국제 휘발유 가격은 9월 넷째 주(25~29일) 87.3달러, 국제 경유 가격은 119.5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기름값은 4주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5일 오전 기준 전국 휘발유값은 ℓ(리터)당 1672.15원, 경유는 1815.99원으로 집계됐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26.7원 내린 ℓ당 1704.9원, 경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8.6원 하락한 ℓ당 1836.5원으로 집계됐다. 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2.10.02. [email protected]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그동안 국제 유가가 다소 떨어져 국내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이 안정됐는데, 감산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오르면 국내 기름값도 뒤따라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정유업계는 대규모 감산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을 반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제마진이 0달러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올 하반기 실적에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제품가격에서 원료비·수송비 등을 제외한 가격으로,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할 경우 남는 이익이다. '정제마진 0달러'는 정유사들이 원유를 수입해 휘발유나 경유, 납사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팔아도 이윤이 안 남는다는 뜻이다.

정준환 본부장은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들었고 국제 유가마저 떨어져 공급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내 정유업계의 정제마진이 수익이 나는 쪽으로 돌아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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