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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산층, 美 제재·부패·경제 관리 실패로 절반 이하로 감소"

등록 2022.10.05 15:17:19수정 2022.10.05 15: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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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전쟁과 유가 폭락에도 한 때 전체인구 60%로 증가

50%에 달하는 인플레와 화페 가치 폭락으로 기둥 붕괴

이란인 3분의 1 이상 빈곤에 허덕여…중산층 50% 이하로 줄어

여론조사서 응답자 63% "이란 경제난, 부패와 정책 실패 탓"

소득 불평등 심화…상위 10% 전체 국민소득 31% 차지

[이란=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일반인이 촬영해 AP 통신이 입수한 사진으로 테헤란 시내에서 도덕 경찰에 의해 체포된 여성의 죽음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란인들은 국내에서 몇 안되게 사용 가능한 소설 미디어 플랫폼 인스타그램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자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022.09.23.<font _mstmutation="1" _msthash="178997" _msttexthash="8893787903"></font>

[이란=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일반인이 촬영해 AP 통신이 입수한 사진으로 테헤란 시내에서 도덕 경찰에 의해 체포된 여성의 죽음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란인들은 국내에서 몇 안되게 사용 가능한 소설 미디어 플랫폼 인스타그램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자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022.09.23.<font _mstmutation="1" _msthash="178997" _msttexthash="8893787903">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이란의 핵심 계층인 중산층이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와 부정 부패, 잘못된 경제 정책 등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에서 지난 1979년 이슬람혁명이 발생한 이후 중산층은 이란을 안정적으로 유지했고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경제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미국은 이란을 북한 등과 함께 테러 지원국으로 명시했다.

파괴적인 전쟁과 유가 폭락에도 이란의 중산층은 강력한 교육 시스템 등으로 지난 40년간 전체 인구의 60%로 늘어났다.

그러나 5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과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가치가 하락한 리알(이란 화폐)의 영향으로 중산층이 압박을 받고 있다. 2015년 20%였던 빈곤층은 현재 3분의 1 이상으로 증가했다. 중산층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란 '히잡 의문사' 항의 시위는 이란의 중산층이 사살상 주도했다고 WSJ은 전했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표출된 이들의 요구 사항은 여성의 권리에서 사회 모든 측면을 지배하는 이슬람 통치체제 종식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바뀌었다. 

테헤란에서 사업을 하는 모스타파 파크자드는 "여성, 기술 그리고 빈곤의 삼각 관계는 시위 이면의 연료"라며 "젊은층은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강도 높은 통제에 자신들의 삶이 낭비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란 핵합의 복원 실패와 더불어 이란 경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수년간 쌓여왔다.

테헤란 북부에서 최근 열린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52세의 한 전업 주부는 "이 시위의 근원은 경제 문제로 강력한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 오토바이를 탄 경찰이 시위대가 쓰레기통 등으로 막아놓은 시위 현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 13일 테헤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받던 20대 여성이 숨지자 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 여성의 죽음으로 이란은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2022.09.21.

[테헤란=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 오토바이를 탄 경찰이 시위대가 쓰레기통 등으로 막아놓은 시위 현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 13일 테헤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받던 20대 여성이 숨지자 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 여성의 죽음으로 이란은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2022.09.21.

소규모 식품점을 운영하는 그녀와 남편은 저축이 바닥났고 인플레이션은 그들의 중산층 삶을 위협한다. 이들은 한 때 여러 채의 부동산을 소유했지만,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를 매각해야 했다. 그녀는 2년 만에 새 자동차를 구입했었지만 최근 대출금을 갚기 위해 차를 팔았다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반 정부 시위로 이란에서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부상하거나 경찰에 연행됐다.

메릴랜드대 국제안보연구센터와 캐나다에 기반을 둔 여론조사기관 '이란 폴'이 최근 이란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3%는 이란 경제난의 이유가 서방 제재보다 부패와 경제 정책 실패 탓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경제 성장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그 효과가 반감된다고 말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대졸자 취업률은 서방의 제재 이후 7% 하락했으며 숙련 근로자들의 임금은 20% 가까이 하락했다.

테헤란의 사업가들은 공적 연금부터 종교 기금에 이르기까지 국가기관과 연간된 단체들이 장악하면서 민간 부문의 숨통이 트일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이란 복지부에의 통계 자료를 보면 이란 상위 10%가 국민 전체소득의 31%를 차지하는 반면 하위 10%는 2%를 받는 데 그쳤다. 세계은행(WB)은 이는 미국과 같은 경제 불평등이 뚜렷한 국가나,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이라크와 같은 다른 중동 국가들보다 훨씬 더 높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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