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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포지오티닙’ FDA 허가 안개속…다음 신약은 ‘렉라자’?

등록 2022.10.05 13:52:26수정 2022.10.05 14: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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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오티닙' FDA허가 눈앞 부정적 의견 나와

유한양행 '렉라자' 내년 FDA 허가 기대감

한미 ‘포지오티닙’ FDA 허가 안개속…다음 신약은 ‘렉라자’?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한미약품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FDA로부터 허가를 받는 국산 7호 신약이 어떤 치료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향후 FDA 품목 허가가 거론되고 있는 신약은 포지오티닙과 유한양행 폐암 신약 ‘렉라자’, GC녹십자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 등이다. 올해 초 메지온의 단심실증(폰탄) 치료제 ‘유데나필’이 FDA 허가를 두고 기대를 받았으나, 지난 3월 허가가 좌초됐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이 글로벌제약사 얀센에 기술 수출한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급부상하고 있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현재 얀센은 렉라자와 FDA 승인을 받은 이중항암항체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비반타맙) 병용요법 3상 임상시험을 포함해 5개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리브레반트 병용 3상은 내년 5월경 1차 연구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하는 단독요법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올해 4분기 주요 탑라인이 발표될 예정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임상 결과 발표는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단독요법 3상은 올해 4분기 주요 탑라인을 간략하게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전체 데이터가 포함된 내용은 주요 저널을 통해 내년 초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년 2분기경 렉라자가 FDA 승인을 받고 2024년부터 판매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얀센 모회사인 존슨앤존슨 호아킨 두아토 CEO(최고경영자)는 50억 달러(한화 약 7조원) 이상의 시장가치 잠재력을 보유한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렉라자·리브레반트 병용 임상을 꼽은 바 있다.

GC녹십자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 10%(국내명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10%)도 FDA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알리글로는 혈액의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정제해 만든 고농도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알리글로 10%의 경우 지난 2월 FDA로부터 품목허가 신청서(BLA)에 대한 ‘검토완료서한’(CRL)을 수령했다. CRL은 FDA가 품목 허가를 위해 의약품 허가 신청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경우 회사에 보내는 보완요청공문이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실사를 받지 못해 허가가 불발되면서 CRL을 받게 됐다.

GC녹십자는 당초 2015년 IVG-SN 5%로 미국 시장을 두드렸으나, 두 차례에 걸쳐 허가가 반려되자 전략을 변경해 농도가 높은 10% 먼저 허가를 받는 것으로 선회한 바 있다.

현재 알리글로 미국 허가에 필요한 서류는 FDA에 제출한 상태다. GC녹십자는 공장 실사가 진행되면 품목허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미약품 포지오티닙은 2015년 미국 스펙트럼 기업에 기술 수출된 pan-HER2 항암제다. 정식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HER2 엑손20변이 폐암 환자 2차 치료요법으로 개발됐으며, FDA로부터 패스트 트랙(FastTrack) 지정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FDA 항암제자문위원회(ODAC)는 한미약품 포지오티닙 효능·안전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포지오티닙의 임상 결과가 신속 승인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만약 신속 승인된다면 가장 효과적이지 않은 폐암 표적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포지오티닙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한 ZENITH20 임상에서 진행성 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 2형(HER2) 엑손 20 삽입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포지오티닙을 투여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이 28%였고,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5.1개월이었다. ODAC은 객관적 반응률 및 반응지속기간 결과가 다른 치료법에 비해 의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57%의 환자가 투약 용량 감소를 경험하고 85% 환자가 3~4등급의 부작용을 경험하는 등 안전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틀 뒤인 22일(현지시간) 개최된 공청회에서도 포지오티닙의 혜택이 위험보다 크지 않다는 표결(9대4)이 나왔다.

다만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이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HER2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 중 하나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항암제 특성상 약제를 통해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위험 간의 해석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쟁이 있을 수 있으나, 위험이 충분히 관리 가능하거나 환자에게 주는 이익이 위험 대비 유용할 경우 신약으로 허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ODAC 권고가 FDA 최종 승인 여부에 대한 구속력이 없고, ODAC 부정적인 의견에도 품목허가를 받은 다수 신약이 존재하는 만큼 가능성도 있다. FDA는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오는 11월 24일까지 포지오티닙의 최종 허가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한미약품 호중구감소증 신약 롤론티스는 FDA로부터 지난달 9일(현지시간) 허가를 받았다. FDA로부터 허가 받은 국산 신약 6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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