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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국감…론스타·은행 횡령·삼성생명법 '뭇매'(종합)

등록 2022.10.06 19: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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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옥주 최홍 윤정민 기자 = 6일 국회에서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론스타 사태, 은행권 횡령, 삼성생명법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먼저 론스타 사태와 관련해서는 금융당국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해당 여부를 적시에 제대로 결정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정적으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와 관련해 내·외국인을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취급하도록 돼 있다"며 "그런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론스타측 대리인인 김앤장이 준비한 서면을 보면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 조항이 외국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국내 은행법 전문가의 의견을 내세웠는데 그 전문가가 바로 현 김용재 금융위 상임위원"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2011년 금융위 보도자료를 보면 은행법 적용에 대해 (국내·외를)차별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또 입장이 변했는데 바로 김앤장 의견서가 있을 때"라며 "2006년엔 금융위에서 론스타 측에 주주명부를 달라 했고, 2007년엔 이 자료를 공개하지도 않은채 판정을 보류했다. 금융위가 은행법 적용을 때에 따라 다르게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은행법 적용을 다르게 한 것이 아니라 똑같이 하는데 현실적으로 볼 때 외국계는 특수관계를 다 조사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국내하고 다른 식으로 조사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법 개정 취지를 보면 외국계에 대해 법원칙상 국내와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맞지만, 현실적으로 보는 과정에서 외국계는 특수법인을 국내법인과 똑같이 보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부당한 가격인하 압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전 회장이 이날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불출석했다. 여야는 오는 24일 종합감사에도 김 전 회장이 출석하지 않으면 동행 명령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전성인 홍익대 교수에게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 진술서에 김승유 전 회장이 금융위로부터 받은 압력이 없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개인적인 추측성 얘기라고 돼 있다"며 "그런데 그 다음 하나은행과의 ICC 중재 판정에서는 금융위원장이 언급했다며 정책 압력이 있는 것처럼 표현했다. 모순되는 증언을 이쪽 저쪽에서 했는데 하나금융의 이중플레이가 의심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전 교수는 "충분히 그렇게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ICSID 중재판정부에서 김승유 전 회장의 증언을 믿을 수 없다고 한 것은 뒤집어 말하면 그것과 상반된 내용인 ICC 론스타-하나간 싱가포르 중재판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좀 더 신빙성있게 받아들였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주현 위원장은 "'부당한 가격인하를 요구했다'는 것이 판결문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당한 가격인하를 요구했다'는 간접적 증거가 있지 '금융위가 요구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 교수는 비금융주력자 판단 기준에 대해서도 "은행법상 아무런 차이가 없고 이것에 관한 유권해석이나 금융위 공식 의견 표명은 2007년 5월 말 '본인, 특수관계에는 내·외국인 차이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다"고 말했다.

또 “2012년 지분매각 이후에 비금융주력자라고 볼 수 없다고 했는데, 2~3년을 뭉개고 뭉갠 금융위의 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오 의원의 질문에 전 교수는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평가했다.

전 교수는 "만약 2008년 9월 이후 조속한 시간 내 비금융주력자로 판정하고 론스타의 의결권을 4%로 제한해 '주식처분 명령을 내려야 될 것인가' 또는 '언제부터 비금융주력자였는가'에 대한 조사를 했다면 지금과 같이 서민 호주머니에서 3000억원이 나갈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은행권 횡령도 도마..."올림픽도 아니고 4년마다 TF만들면 뭐하나"

최근 은행권에서 잇달아 불거지는 횡령 사고와 관련해 보다 실효성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는 금융사 내부통제 제도 개선방안을 올림픽도 아니고 거의 4년마다 만들고 있다"며 "내부통제 TF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만들고 있다. 결국 현행 내부통제만으로는 금융사고를 막는 게 불가능하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통제를 잘 지키기 위해서는 누군가 외부에서 감독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내부에서는 직원들이 내부통제를 잘 준수하면 포상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엄격히 처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주현 위원장은 "내부통제 관련 인센티브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감독 당국이 조사할 때도 내부통제를 집중적으로 보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금융권에는 돈을 잘 벌어야만 출세한다는 문화가 있는데, 소비자보호와 준법 없이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최고경영자 의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태양광 부실 대출 관련해선 "현재 실태 파악 중이고, 조만간 결과가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며 "금감원에서 조사결과가 나오면 다른 부처와 협조해 제도개선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삼성생명법' 다시 도마에…삼성생명 부사장 "자산효율성 저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처리 방안도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경제 안전망을 위해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3% 이상 보유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그런데 삼성전자 액면분할 전 가격이 200만원이 넘어서도 취득가격을 1만원, 5000원으로 계산을 해주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험업법 규정을 무시하고 삼성전자 주식을 불법적 취득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금융당국이 삼성 총수 일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불법상황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있다"며 "그런데도 금융당국은 삼성생명에 자발적 조치를 하라고 허공에만 말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라 보험사는 손실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대주주나 계열사의 주식을 총자산의 3% 이하 금액으로만 소유할 수 있는데, 이 때 지분가치를 시가가 아닌 취득원가로 계산한다. 따라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8.51%(약 5억815만주)는 1980년 당시 취득원가(주당 1072원)를 반영해 약 5444억원으로 평가된다. 이는 삼성생명의 자산 3%인 9조원에 미달, 현재로서는 주식 보유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만약 박 의원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가평가' 기준으로 계산법이 바뀌기 때문에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전날 종가(5만6000원) 기준 28조4568억원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이처럼 시가로 계산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자산 3%인 9조원을 훌쩍 넘어서게 돼 결국 삼성생명은 20조원이 넘는 초과분을 시장에 내놔야 한다.

이 경우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생명의 영향력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에 경영권을 행사하던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화재도 자유롭지 않다. 삼성화재 역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약 3조원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승호 삼성생명 부사장에게 "삼성생명에서 근무하면서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자산운용기준 변동 사항에 대해 거부한 적 있는지, 보험법 개정안에 찬성하는지"를 물었다. 이 부사장은 "자산운용 효율성을 저해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의 유배당 계약자들에 5조6000억원, 주주들에게 21조1000억원의 배당금이 돌아간다"며 "막대한 배당금이 가는데 삼섬생명 입장에서는 이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것"아니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이재용 총수 일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냐, 아니면 금융소비자와 주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냐"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이 부사장은 "삼성생명 계약자, 주주, 그리고 많은 이해당사자를 위해 일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면 나름대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820만 보험 전체계약자, 주주 등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매년 삼성전자로부터 배당을 받는 것도 있고 매각 시점에 따라 차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주현 위원장을 향해서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주식을 원가보다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원칙에 동의한다"며 "지금까지 금융위가 기본방향에는 동의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 건과 관련해 최근 설명을 들었는데 어떻게 해결할지 한번 고민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취약차주들에 대한 보호책 미흡"…안심전환대출 '빚좋은 개살구' 지적도

또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도 이어졌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금융분야 국정과제를 비교해보면 윤 정부는 기업우대, 규제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상황에서 서민대책은 부재하다"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인금융채권관리 법률 후속개정을 추진하고 과도한 이자제한, 금융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개인채무자보호법의 경우 굉장히 중요한데 현재 법제처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빨리 추진하겠다"며 "신속채무조정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고위험군 발굴의 경우 이들을 처음 접촉하는 것이 금융사들이니 금융기관들을 통해 차주들 상태가 어떤지 파악하고 있고, 구체적인 내용은 실무적으로 파악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같은당 오기형 의원도 "기준금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구가하고 있다"며 "당국이 금융기관을 대변해 매출을 증가시키는 총량관리는 방치하고, 금융리스크는 계속 금융회사가 소비자들에 전가시키는 것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산업 기능과 감독기능이 충돌하고, 금융기관에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는 우호적인 태도가 감독을 방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관리하지 못했단 지적은 감수하겠으나 감독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여러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지난 2~3개월 동안 취약계층 방안을 고민해왔고, 은행들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걸로 안다. 만기연장도 업계에서 불편한 것 있지만 협조했고, 취약계층 지원은 정부와 금융권 모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미흡한 점도 있지만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또 "금융사 직원들이 월급을 많이 받는 것은 리스크를 잘 이해하는 전문가들이고, 감당할 능력 있기 때문인데 리스크를 상당 부분 고객한테 전가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며 "변동금리 문제 역시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있고, 어떤 식으로 가계부채 구조 바꿔 나갈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고금리 시대 서민 등의 금리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이 '빚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 의원은 "안심전환대출이 한 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이며,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다"며 "특히 부동산 가격이 합리적으로 반영이 안되고 선착순이 아니라 (주택가격)저가순으로 선정하니 합리적 주택가격 수준으로 공고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며 "애시당초 설계가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안심전환대출을 주택가격 3억원부터 (신청을)시작하고 4억원 이하로 제한한 것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서울 기준으로 보면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것은 맞다"며 "다만 재원이 한정돼 있으니 어려운 이들에 먼저 기회를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도소진이)안되면 (주택가격 상한을)올릴 것"이라며 "일단 운용해보고 재원에 여유가 있으면 더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새출발기금 모럴해저드 논란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새출발기금은 금융권, 소상공인, 관련 부처 등의 의견을 모두 조정해서 마련한 것"이라며 "반대쪽에서 봤을 때 미진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향후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성 있으면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세자금대출 이자상환 부담과 관련해서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민생안정대책을 보면 주택금융공사에서 제공하는 전세대출 보증 한도를 2억원에서 4억원까지 올리고, 주택도시기금에 전세버팀목자금도 연말까지 동결하는 등 청년·신혼부부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관심을 가지고 보완해 가면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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