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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70년만 전쟁…젤렌스키에 노벨평화상 안길까

등록 2022.10.06 22:24:02수정 2022.10.06 22: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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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젤렌스키·나발니 등 다수 거론

일각에선 우크라전과 관련 없는 인사 수상 가능성 나오기도

[이지움=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하르키우주 이지움을 방문해 국기 게양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2.09.15.

[이지움=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하르키우주 이지움을 방문해 국기 게양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2.09.15.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올해 노벨평화상은 70년만에 유럽에서 전쟁이 벌어진 상황에서 7일(현지시간) 수여된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8개월 가량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올해 노벨평화상에는 그 어느 때보다 전세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노벨평화상 수상은 불확실한 시기에 희망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평화와 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현재의 암울한 지정학적 상황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에 혼란을 줄 수도 있다고 말한다.

댄 스미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소장은 6일 CNN에 “후보자가 너무 많아 누가 상을 받을지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평화와 안보의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좋은 일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누가 상을 받을지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1, 2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대체로 노벨평화상은 수여되지 않았다. 따라서 스미스 소장은 우크라이나 분쟁이 "그들(노벨위원회)의 마음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중 피란민을 도운 유엔난민기구(UNHCR)에게 노벨평화상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론하는 이유는 실제로 진행중인 갈등에 연루된 인물에게 노벨평화상이 수여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스미스 소장은 "때로는 (노벨평화)상은 아주 구체적인 의미의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과 제도)가 끝난 후 남아공에서 첫 공개 선거를 위해 협상하고 있던 넬슨 만델라와 프레데리크 빌렘 데 클레르크가 19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것을 언급했다.

스미스 소장은 "(첫 공개 선거를 위한) 그 과정은 진행중이었고, 당시 (노벨)위원회는 그것에 영향을 미치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올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물에게 노벨평화상이 부여될까.

CNN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간주된다"고 전했다.

스미스 소장은 "젤렌스키는 전쟁 지도자이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전쟁"이라며 "그가 취하는 행동에 감탄하거나 감탄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이것은 전쟁에 관한 것이자 국가의 무장 방어에 관한 것이다.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이 끝나고 평화를 이루길 바란다"면서 "만약 젤렌스키나 다른 누군가가 평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그 엄청난 성과를 인정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러시아 변호사이자 푸틴 비평가로 유명한 알렉세이 나발니이다. (사진=알렉세이 나발니 페이스북 갈무리) 2022.04.2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러시아 변호사이자 푸틴 비평가로 유명한 알렉세이 나발니이다. (사진=알렉세이 나발니 페이스북 갈무리) 2022.04.20.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렇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수 차례 나발니가 노벨평화상을 받기를 기대했었고, 지금도 기대하고 있다. 나발니는 푸틴에 맞서면서 거의 목숨을 잃을 뻔 했다. 2020년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됐으며, 나발니와 서방은 그 책임이 크렌린궁에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그 어떤 개입도 부인했다.

이후 노비촉 중독에서 회복한 상태로 독일에서 5개월간 체류한 뒤, 나발니는 지난해 모스크바로 돌아갔다. 당시 그는 2014년 사건에서 부과된 보호관찰 기간을 위반한 혐의로 즉시 체포됐고 지금까지 가장 악명높은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나발니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스미스 소장은 "나발니는 영웅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정치 지도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처럼 일부 정치인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갇혀 있는 나발니가 현실 세계에서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적다는 것을 강조했다.

스미스 소장은 노벨평화상은 "당신이 얼마나 위대했는지가 아니라 당신이 한 일들이 얼마나 위대한지에 대해 수여하는 상"이라고 말했다.

벨라루스 야당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노프스카야도 강력한 경쟁자로 여겨진다. 반체제 인사인 그는 2020년 8월 선거에서 독재자이자 푸틴의 강력한 동맹인 알렉산더 루카셴코에 맞서 출마한 후 리투아니아로 강제 추방됐다.

나발니와 티하노프스카야의 공동수상은 오슬로평화연구소 헨리크 우르달 소장에 의해 매년 예측돼 왔다. 우르달 소장은 올해도 "티하노프스카야와 나발니는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열렬하게 비판하는 이들"이라며 "그들 사이에 노벨평화상을 공유하는 것은 러시아 침략과 벨라루스의 지원에 대한 명백한 항의이자 루카셴코와 푸틴에 대한 민주적이고 비폭력적인 제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나는 해인 만큼 관련 세계기구가 대상이 될 수 있다. 2020년에도 세계식량계획(WFP)가 선정된 바 있다.

우르달 소장은 국제사법재판소(ICJ)을 언급하기도 했다. ICJ는 지난 3월16일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즉시 중단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우르달 소장은 "노벨위원회가 그 판결을 불법 전쟁을 막기 위한 시도라고 강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 인권운동가 하르쉬 맨더,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후보로 꾸준히 거론된다.

스미스 소장은 "노벨위원회가 매우 잘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하는 것"이라면서, 2018년 성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한 나디아 무라드를 선정했던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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