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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어떤 책을 볼까...지금은 '소설' 시대

등록 2022.10.08 08:00:00수정 2022.10.08 08: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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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2022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아니 에르노의 도서 매대가 설치된 가운데 방문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22.10.07. shin2roo@newsis.com

[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2022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아니 에르노의 도서 매대가 설치된 가운데 방문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22.10.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독서의 계절 가을, 지금 서점가는 소설이 주름잡고 있다.

교보문고 10월 1주 차 베스트셀러에 따르면 김훈 작가의 장편소설 '하얼빈'이 9주 연속 종합 1위 자리를 지키며 소설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출간된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도 상승세로, 순위권에 소설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소설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에르노의 대표작 '단순한 열정'은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베스트셀러를 잡고 있는 소설 강세속 가을 서점가에는 스릴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들이 쏟아져 나왔다.
[서울=뉴시스] 사라진 여자들 (사진= 해피북스투유 제공) 2022.10.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라진 여자들 (사진= 해피북스투유 제공) 2022.10.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스릴러의 여왕’ 메리 쿠비카 '사라진 여자들'
새로운 소설이 출간될 때마다 전 세계 영화 제작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스릴러의 여왕’ 메리 쿠비카가 이번엔 미스터리 스릴러를 선보였다.

메리 쿠비카의 신작 '사라진 여자들'(해피북스투유)은 출간 전 이미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이 확정됐고 출간 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와 '아마존' 오디오북·오디오CD 부문에서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전작 '디 아더 미세스'를 뛰어넘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올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다.

작가는 이번 신작에서는 실종된 여성 세 명과 그들의 흔적을 쫓는 여자 두 명, 기적적으로 생환한 누나를 연민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동생의 시선으로 사건을 이끌어간다.

과거와 현재를 서술하는 주인공들이 교묘하게 은폐된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며 서로를 향해 달리고, 진실이라 믿었던 실체에 접근하는 순간, 작가는 독자들의 기대를 무너뜨린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범인의 실체와 집요한 추적 끝에 마침내 실마리를 잡았다고 환호하는 독자들을 비웃듯 작가는 정교한 트릭과 반전을 우려한 솜씨로 구사한다.
[서울=뉴시스] 어느 날 거위가 (사진= 문학과지성사 제공) 2022.10.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어느 날 거위가 (사진= 문학과지성사 제공) 2022.10.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예진 작가 첫 소설집 '어느 날 거위가' 
201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할 때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차분하지만 날카롭게, 위트 있지만 시니컬하게 서술"한다는 평을 받은 전예진 작가의 첫 소설집 '어느 날 거위가'(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작가는 등단 후 꾸준히 순문학과 환상소설의 접점에서 자기 영역을 구축해 오며 무한한 상상력을 이 소설집의 여덟 편에 담았다.

팬티가 매달린 나무, 숨통을 달고 고래가 된 오빠, 그림이 된 직장 상사, 대홍수 속 잠수부 아르바이트생, 팔다리가 동강 나도 죽지 않는 남편까지 슬픔으로 가득 찬 현실은 작가의 소설에서 아름답고 이상한 환상 세계로 탈바꿈한다.

특히 작가의 등단작이자 표제작 '어느 날 거위가'는 사람이 거위로 변해 치킨집에 기거한다는 독특한 설정이 인상적이다.

작가의 소설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포인트는 '단순함'이다. 단문과 복잡한 문제 상황을 단순하게 생각하는 작품 속 인물들이 그러하다.

"나가고는 싶은데 이유 없이 동네를 걷는 게 머쓱해 또 비슷한 하루를 지낸다. 낮 동안 혼자 시간을 보내다 보면 누구라도 붙잡고 이야기하고 싶어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글을 쓴"다고 말한 작가는 고독의 시간을 거쳐 부조리한 현실을 통찰하고 극복할 수 있는 상상력으로 빚어냈다.
[서울=뉴시스] 이토록 평범한 미래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2.10.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토록 평범한 미래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2.10.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김연수 9년 만에 신작 '이토록 평범한 미래'

'다작 작가'로 알려진 김연수 작가가 9년 만에 신작을 내놨다. 2~4년 간격으로 소설집을 펴냈던 작가가 '사월의 미, 칠월의 솔'(2013) 이후 9년 만에 펴내는 여섯 번째 소설집은 '이토록 평범한 미래'(문학동네)다.

작가는 '어텐션 북' 인터뷰에서 지난 9년에 대해 "바뀌어야 한다는 내적인 욕구”가 강하게 작동하는 동시에 “외적으로도 바뀔 수밖에 없는 일들이 벌어진 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소설집은 작가가 최근 2~3년간 집중적으로 단편 작업에 매진한 끝에 선보이는 소설집으로, 시간을 인식하는 작가의 변화된 시각을 보여준다.

소설집에 실린 여덟 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끊임없이 서로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이야기가 현재 자신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실험하는 관찰자처럼. 이야기와 삶이 서로를 넘나들며 아름답게 스며드는 과정을 함께 경험함으로써  왜 우리가 어떤 삶은 이야기를 접한 뒤 새롭게 시작되는지, 이야기를 사랑하면 왜 삶에 충실해지는지를 알게 된다.

세계의 끝과 사랑의 시작이 어떻게 함께 놓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표제작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미래'를 키워드로 두 개의 이야기가 맞물리면서 진행된다.

첫 번째는 1999년 여름에 일어난 '나'와 '지민'의 이야기다. 스물한 살의 '나'는 1학기 종강 파티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무렵 지민과 같이 외삼촌이 편집자로 일하는 출판사로 향한다. 출간이 금지되어 구할 수 없는 장편소설,까 지민의 엄마가 자살하기 전에 쓴 ‘재와 먼지’가 어떤 책인지 알아내기 위해서다.

평생 책만 읽어온 외삼촌은 1970년대 나온 그 책을 떠올리고는 내용을 설명해주는데, 두 사람은 줄거리를 듣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여기서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설에는 한 연인이 나온다. 그들은 자신들이 함께하는 시간의 끝, 즉 사랑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고 동반자살을 선택한다. 그런데 그 순간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이번에는 과거에서 미래를 향하는 정방향이 아니라 역방향으로. 동반자살을 한 그날이 새로운 인생의 첫날이 되고, 자고 일어나면 그 전날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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