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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나흘째, 막말·고성에 뒤로 밀려난 민생 현안(종합)

등록 2022.10.07 18:13:40수정 2022.10.07 18: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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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위·기재위 등 13개 상임위 국정감사 진행

민생 현안 질의보다 공방만…국무위원들도 설전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권성동 막말에 과방위 소동

교육위도 "개나 줘버리지" 여야 고성 오고가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재옥 위원장이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재옥 위원장이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당팀 = 국정감사 나흘째인 7일 국회는 외교통일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등 13개 상임위원회별로 감사를 이어갔다.

여야는 이날도 각각 전 정권 책임론과 현 정권 실기론을 들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최대 전선인 외통위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이 도마에 올라 통일부의 입장을 묻는 여아간 설전이 오갔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 임명돼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여당 의원들의 질타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지만 여야의 전면전으로 민생 관련 현안은 뒤로 밀려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책 국정감사는 일찌감치 물 건너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영세 "순수 귀순·불순 귀순 나누는 건 부적절"

이날 통일부 등을 대상으로 열린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9·19 남북 군사합의, 북한 핵무력 법제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대북전단 살포 등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일부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권 장관은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의 정당성을 묻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안타깝게 북송된 두 친구가 저지른 것보다 훨씬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남은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도 쫓아낼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김 의원은 "대한민국이 흉악범의 도피처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권 장관은 "본인 의사에 반하는 북송을 할거면 최소한 조사라도 하고, 사실관계 확정과 법률적 판단에 시간을 갖고 해야 한다"며 "이틀 정도 심문을 해서 어떻게 다 아느냐"고 따졌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기웅 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기웅 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7.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조두순 같은 사람도 형기가 나오면 우리나라에서 산다"며 "우리 행정권이 적용 못 되는 북에 있다 내려왔으면 국민으로 받아들이고 보호해야지, 흉악범이라고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인권존중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탈북 어민들이 해상에서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이라는 황희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귀순을 순수한 귀순과 불순한 귀순으로 나누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한국 국민이면 국민이지, 국민 자격을 박탈하는 제도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경찰청 국감에서도 '윤석열 vs 이재명'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서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두고 첨예하게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처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꺼내들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대한 고발장이 2018년 경기 분당경찰서에 접수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3년 만에 불송치 결정한 것을 지적하며 "명백한 부실수사다. 당시 문재인 정부의 눈치를 보고 사건을 뭉갠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처가를 둘러싼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미진하다며 맞불을 놨다. 김교흥 의원은 "참고인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했고, 천준호 의원도 "누가 보더라도 대통령 장모를 '봐주기 수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또 최근 발생한 민주당 소속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의 성폭행 의혹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해당 사건을 두고 "오거돈·안희정·박원순을 빼닮은 민주당 광주판 권력층 성범죄"라고 규정하자 민주당 의원은 "광주시민에 대한 모욕 행위"라고 반발하며 조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이를 거부하며 "사과를 굉장히 좋아하시나보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7. [email protected]

권성동이 쏘아올린 막말에 난타전 된 과방위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으로 대상으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을 두고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권 의원은 이날 문재인 정부 청와대애서 시민사회수석을 역임한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 대해 "탈핵운동가에게 무슨 전문성이 있느냐"며 "이런 분이 어떻게 원자력 발전을 전제로 운영되는 재단 이사장을 잘하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이 19대 국회에서 정의당 의원으로 활동한 것을 언급하며 "정의당 당원들에게 부끄럽지 않느냐. 이 둥지, 저 둥지로 옮기며 사는 뻐꾸기냐"며 "이 둥지, 저 둥지 옮겨가면서 사는 건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다.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을 하느냐"고 다그쳤다.

이에 김 이사장이 사과를 요구하자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지금 무슨 말이냐"며 김 이사장에게 고함을 질렀다. 여당의 공세에 야당 의원들은 "'혀 깨물고 죽어야 한다'는 표현을 어떻게 국감장에서 할 수 있냐"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인 정챙래 위원장도 "객관적으로 봐도 '혀 깨물고 죽어야 한다'는 발언은 심한 거 같다"고 했다.

이날 김 이사장은 여당 의원들의 사퇴 요구를 받았으나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던 권 의원은 "우리 당은 국정감사가 끝나고 앞으로 상임위에서 김 이사장을 투명인간 취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한 홍은택 카카오대표가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한 홍은택 카카오대표가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7. [email protected]

'코카인 댄스' 영상 상영된 복지위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는 식약처 마약류 예방 공익광고 모델로 활동한 배우 허성태씨의 '코카인 댄스'가 재생됐다. '코카인 댄스'는 허 씨가 지난 1~2월 국내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에서 방송한 'SNL코리아'에서 춤춰 화제 된 바 있다.

해당 영생을 재생한 서영석 민주당 의원은 "'코카인'이라는 노래에 맞춰서 댄스를 해 유튜브에서 400만뷰를 넘어가고 있는 영상"이라며 "허씨가 마약류 예방 대국민 인식 홍보를 위한 식약처 공익광고 모델로 활동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과거 마약청정국이었지만 지금은 '수리남'과 같은 현실이 대한민국에 벌어지는 것 아닌가 싶다"며 "마약에서 심각한 것 중 하나는 청소년에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약 정보 접근이 상당히 쉬워졌다"고 우려했다. 이에 오유경 식약처장은 "지금 영상을 보니 다시 판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네카라쿠배' 소환한 정무위, 교육위는 파행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는 IT·플랫폼 기업 임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을 비롯해 일명 '네카라쿠배' (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라고 불리는 국내 플랫폼 업체 최고경영자들도 모습을 비췄다.

이날 국감에 출석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에 대해 "국회 통과를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온플법은 문재인 정부였던 지난해 1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이른바 '갑질'을 막기 위해 추진됐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자율규제로 바뀌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7. [email protected]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을 상대로 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과 관련된 증인 출석 문제를 놓고 여야의 충돌이 빚어졌다.

민주당은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일 교육부 국감에서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한 '국민검증단' 소속 교수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이 동명이인을 착각한 잘못임을 부각시키며 여당을 몰아갔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은 "마치 검증단에 속한 교수들이 연구 윤리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말하는 것은 심각하다"며 "정경희 의원은 인격 살해에 버금가는 짓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자기의 허물은 덮고 남의 허물만 들추려고 하면 갈등만 촉발된다"고 정 의원을 감쌌다.

이에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정 의원에게 "사실 팩트체크도 안 하신 분이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하냐"며 "김경한 교수 명예 실추시키고 사과 어떻게 했나. 사과를 '개나 줘버려라' 식으로 했지 않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이 "사과를 개나 줘버리란 식으로 하지 않았다"고 맞받아치자 문 의원은 "팩트체크도 안 하고 어떻게 그럴 수있나. 다른 사람은 다 해도 의원님은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양측의 고성이 길어지자 유기홍 위원장은 감사 50여 분만에 정회를 선포했고, 20분 뒤 속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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