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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기가팩토리' 한국 유치…안된다면 이것 때문?

등록 2022.11.27 10:00:00수정 2022.11.27 11: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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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Photo by Evan Agostini/Invision/AP/File)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Photo by Evan Agostini/Invision/AP/File)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화상통화에서 한국 공장 건설을 요청하며 실현 가능성이 주목된다. 업계에선 한국 특유의 노조리스크와 정부 규제로 테슬라 기가팩토리 한국 유치는 회의적이라는 반응이 들린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머스크 CEO와 화상통화에서 테슬라 전기차 공장인 '기가팩토리'의 국내 건립을 요청했다. 이에 머스크 CEO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캘리포니아, 독일 베를린과 중국 상하이에 각각 하나씩 총 4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테슬라는 2030년까지 생산 목표를 연간 2000만대로 세웠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연간 200만대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아시아 제2의 전기차 생산기지를 검토 중이다.

테슬라의 이 생산기지 후보 국가는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4개국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후보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한국에 테슬라 공장이 생긴다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노릴 수 있다. 실제로 베를린 기가팩토리 설립에 8조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대통령실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가 공동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투자 유치에 적극 뛰어들기로 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속내가 과연 한국이 매력적인지는 의문이다. 이는 한국이 다른 후보지에 비해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 적기 때문이다.

새 공장의 입지요건을 결정하는 요소로 ▲기술▲자원▲인건비▲시장규모▲노조▲규제 등이 꼽힌다.

우선 장점은 국내에 포진해 있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등 유수 배터리 업체들을 들 수 있다. 테슬라가 원하는 원통형 배터리를 이미 공급중인 LG에너지솔루션이 있기 때문에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업이 상대적으로 쉬워질 수 있다. 아울러 노동자의 기술력과 성실함은 상위권이다. 

반면 자원이나 인건비, 시장규모, 노조, 규제 등이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인도네시아는 전세계 니켈 매장량 1위 국가로 배터리 자원 확보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에서 리튬, 코발트와 함께 가장 중요한 원자재로 꼽힌다. 니켈의 비중이 높으면 배터리 에너지 밀도도 높아진다.

이미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은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고, 테슬라도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을 구매하기 위한 50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일론 머스크(Elon Musk) 미국 테슬라·스페이스X CEO와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11.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일론 머스크(Elon Musk) 미국 테슬라·스페이스X CEO와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11.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은 한국보다 저렴한 인건비로 차를 생산할 수 있다.

한국은 일본보다 인건비가 15% 비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인건비가 다른 국가에 비해 비싼 편이다. 전세계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전쟁에 돌입한 이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을 담보하기 위해선 저렴한 인건비가 필수다. 

아울러 시장 규모도 한국시장은 동남아 권역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테슬라가 많이 팔린다고 해서 시장 규모가 크다고 보기 힘들다. 생산기지 주변 권역을 어디까지 포함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기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아세안 6개국(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에서 생산 후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한국의 '노조리스크'는 투자처로 망설이는 최대 요소다. 국내 완성차업체의 노조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강성이란 평가다.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 과정에서 분규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 파업 발생 시 생산차질은 고스란히 회사의 손해로 돌아간다.

무노조 경영을 우선하는 테슬라가 투자국을 결정할 때 이를 그냥 넘길 리 없다. 업계 한 전문가는 "GM군산공장에 이어 부평 제2공장이 폐쇄된 것을 보라"며 "이미 한국은 새로운 자동차 공장을 세울만한 곳이 아니라는 인식이 외국 완성차업체들에게 박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윤 대통령과 통화 당시 한국의 노동 규제와 높은 수준의 인건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은 기술력을 제외하고 다른 후보인 동남아 국가들보다 조건이 떨어진다"며 "노조 리스크나 정부 규제는 투자하기 힘들다는 인상을 충분히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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