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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뒤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요가가 알려줬다"

등록 2022.11.27 14:36:19수정 2022.11.27 14: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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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요가 다녀왔습니다'. (사진=달 제공) 2022.1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요가 다녀왔습니다'. (사진=달 제공) 2022.11.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나아가지 않고 머물러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앞이 아니라 뒤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요가는 알려주었습니다."

소설가 신경숙이 에세이집 '요가 다녀왔습니다'(달)로 돌아왔다. 15년 만에 낸 에세이로, 신 작가가 요가를 하며 지내온 순간의 감정이 담겼다.

요가는 신 작가가 소설 쓰기 외에 가장 오래 해온 일이다. 그녀는 마흔이 될 즈음, 기초 체력이 다해가는 것을 느끼며 요가를 시작했고 어느덧 15년이 넘었다. 이제는 그의 삶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됐다.

오랜 시간 단편소설과 장편소설 쓰는 일에만 매달려 왔던 그녀는 요가로 인해 생활패턴이 바뀐다. 요가를 시작하면서부터 새벽 3시에 일어나 아침 9시까지 글을 쓴다. 그뒤 아침 9시반에 시작하는 요가하러 가는 것이 일상의 자연스러운 패턴으로 자리잡는다.

요가에 대한 애정과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요가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소설가의 글쓰기, 요가원을 방문하는 그의 다정한 이웃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작가는 요가를 시작한 후 자신의 몸의 불균형을 느낀다. 여행지에서도 몸에 물을 주기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요가원을 찾아 헤매고, 혼자 머리 서기를 연습해보기도 한다. 몸의 불균형은 마음으로도 이어져, 마음이 어수선할 때는 나무 자세 또한 흔들흔들해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주 3회 아침 9시반에 모여 함께 요가하는 이웃들은 함께 하다가도 떠나가고 또다시 새롭게 만나기도 한다. 그들과 사바 아사나, 태양 경배 자세, 달 경배 자세 등을 이어가며 한 공간에서 같이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이웃의 기쁨과 슬픔을 직간접적으로 느낀다.

요가는 한 자세를 달성하기 위한 성취보다는 다음 동작을 물 흐르듯 이어가는 행위에 가깝다. 하나의 자세는 다음 자세를 이어 부르고 자세를 유지하는 동안에도 숨을 멈추지 않고 계속 들이마시고 내쉬어야 한다. 무엇이든 멈추지 않고 계속해보는 것이 삶 전반에서 우리가 취해야 하는 자세와도 닮아 있다고 작가는 강조한다.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것.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다고 해서 계속 그렇게 살게 되지 않는 것. 결말을 알지 못한 채 앞으로 나아가보는 것. 이것은 희망이기도 하고 절망이기도 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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