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멕시코대통령, 시위대 수 십만명 이끌고 친정부 행진

등록 2022.11.28 07:43:05수정 2022.11.28 07:46:4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오브라도로, 직접 멕시코시티 시내에서 지휘

2주전의 반정부 시위에 "국민 행진"으로 맞불

[멕시코시티= AP/뉴시스] 멕시코시티의 친정부 시위행진 참가자들이 27일(현지시간) 시내 중심가에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에 대한 지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멕시코시티= AP/뉴시스] 멕시코시티의  친정부 시위행진 참가자들이 27일(현지시간) 시내 중심가에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에 대한 지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멕시코시티=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27일(현지시간) 수십 만명의 시위대가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와 행진에 나섰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전에도 국내 최대 규모의 시위를 직접 이끌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국민 행진"은 오브라도 취임 4년째를 맞아 거행되었다.  2주일 전에 오브라도르가 국가 선거관리당국에 대한 개혁안을 발표했을 때 일어났던 대규모 반대시위에 대한 맞불 시위이기도 하다.

 일요일인 이 날 멕시코시티 중심가를 관통하는 행진에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직접 선두에 나섰다.  유랑악사들의 반주와 노래가 곁들여져 행진은 축제 분위기였다.

참가자들 대다수는 집권 여당인 모레나당과 노조, 사회단체들이 전국 각지에서 버스로 멕시코시티까지 수송해온 사람들이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시위대를 강제로 행진에 동원한 것이라고 비난했지만,  오브라도르대통령은 자신은 이번 행진에 정부 돈은 "단 한 푼도" 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질문을 받은 시위대원들은 모두가 자원해서 스스로 온 것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수송차량 대부분은 지방 관청이나 정치인들이 여당에게 잘보이기 위해 동원한 경우가 많았다. 
 
수도 북쪽의 테올로유칸시에서 시위대를 이끌고 온 모레나당 소속의 전 시장 가비 콘트레라스는 일행 중 자기만이 대답을 할 수 있게 했고 "우리는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스스로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멕시코 남부의 테후안테펙에서 아내와 함께 온 벽돌공 페드로 산체스는 이번 상경은 거주지 시청에서 모든 걸 조직했다고 말했다.  시위대가 행진하는 거리 양쪽에는 수 백대의 지방 버스들이 서있었다.

 2006년부터 대통령 지지시위를 위해 시위대 조직활동을 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2006년은 오브라도르가 0.56% 득표차로 낙선한 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던 해이다.  수 많은 지지자들이 그의 말에 따라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12년 뒤인 2018년에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그의 모레나 당은 최근 중간선거에서 멕시코의 32개주 가운데 22개주의 주지사직을 차지했다.  이는 2024년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 멕시코시티= AP/뉴시스] 멕시코 시티 시내를 메운 수십 만명의 친정부 시위대.

[ 멕시코시티= AP/뉴시스] 멕시코 시티 시내를 메운 수십 만명의 친정부 시위대. 

하지만 오브라도르의 정부는 그 동안 군사 동원을 늘리고 헌법불일치 판정을 받은 법들을 마구 사용했으며 국민의 찬반이 엇갈리는 대형사업들을 계속하면서 지지도가 떨어졌다.

과거에는 지지자였다가 지금은 비판 세력으로 돌아선 사람들도 많다.

시민단체와 민주주의, 인권 문제 전문가인 클라라 주시드만은 "행진에 참가한 사람의 수가 문제가 아니라 왜 참가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진의 참가자들이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사람들,  빈곤층에 대한 주요 구제책을 거부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2024년도 주지사와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서  현 정부에게 잘보이려는 사람들, 오브라도르 후계자인 모레나 당의 예비 출마자들도 행진에 참가했다고 했다.

하지만 오브라도르 대통령에 대한 인기도는 아직도 높은 편이어서, 행진에 참가할 팬들이 부족한 경우는 아직 없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비행기를 타고 행진에 참가하러 온 알베르토 세르반테스는 대통령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팔뚝에는 오브라도르의 애칭인 '알모' 이름까지 문신으로 새겼다.

로레나 바카라는 여성 참가자는 성소수자의 무지개 깃발을 들고 여성과 성전환자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요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얼마 전 야당이 주최한 대규모 행진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한 개혁안 대신에 선거관리위원회의 독립을 저해하고 여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법을 개정한다고 여겨서 하게된 것이다.

그 행진을 계속해서 비난하던 오브라도르는 며칠 뒤에 자기도 그런 행진을 주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7일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직접 주도하면서 그 말을 실천에 옮겼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