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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업체 코스맥스, 전임 하동군수 고문으로 영입 왜?

등록 2022.12.01 15: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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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 공직자 윤상기 전 하동군수, 9월부터 코스맥스 비상임 고문으로

非화장품 업계 출신 이례적…"화장품·건기식 자생 원료 컨설팅 전문가로 영입"

코스맥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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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전문 기업인 코스맥스가 지방자치단체 공직 생활만 40여년을 거친 전임 하동군수를 고문으로 영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코스맥스는 주로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대기업 출신 외부 인사를 고문으로 영입해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내재화했다. 이례적으로 전직 군수 출신이 고문으로 선임되면서 화장품 전문 기업 코스맥스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지 주목된다.
 
1일 코스맥스의 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임기를 마친 윤상기 전 하동군수가 9월부터 코스맥스의 비상임 고문으로 선임됐다.

윤 전 군수는 진주농림고등전문학교 축산학과 출신으로 1975년 경남 남해군에서 공직에 입문해 경남도청을 비롯해 산하 시·군청 등에서 공직 생활을 이어왔다.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하동군수로 재임했다.

통상 외부 영입 고문은 한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회사의 자문에 응해 의견을 제시하고 조언하는 직책을 뜻한다.

실제 코스맥스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해외 트랜드를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해외 유명 글로벌 화장품 회사의 연구소 출신을 고문으로 초빙해 최신 정보를 흡수하고 있다"며 고문 제도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8년간 코스맥스 고문을 지낸 김재천씨도 LG생활건강의 CPO(최고제품책임자)를 지낸 전문가로,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부회장을 거쳐 2014년부터 약 8년간 코스맥스 고문 역할을 했다.

올들어서는 윤 전 군수를 포함해 세 명의 고문을 선임했다. 올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현재 코스맥스 고문에는 윤 전 군수 외에 이석우 고문과 유권종 고문이 각각 비상근 고문으로 영입돼 재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출신의 이 고문은 코스맥스재팬 법인장으로 영입됐다가, 현재는 코스맥스비티아이 일본 진출 TFT 고문 역할을 맡고 있다.

유 고문도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 에뛰드 연구소장과 쓰리애플즈코스매틱스 대표이사를 거친 뒤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부사장을 지낸 인물로, 현재 경영 지원 관련 고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윤 전 군수의 이력이 코스맥스가 밝힌 회사의 고문 제도 운영 취지와 적합한 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12일 경기 성남시 코스맥스바이오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포즈를 취한는 박정욱 코스맥스바이오 대표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 윤상기 하동군수(왼쪽부터)(사진=코스맥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2일 경기 성남시 코스맥스바이오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포즈를 취한는 박정욱 코스맥스바이오 대표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 윤상기 하동군수(왼쪽부터)(사진=코스맥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코스맥스 측은 이에 "윤 전 군수는 농업 쪽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자생 원료를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건기식)에 적용할 수 있는지 컨설팅 해주는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6월 임기가 끝난 후 9월부터 고문 역할을 한 만큼 공직자 윤리법에 저촉되는 부분도 없다"고 덧붙였다.

윤 전 군수가 코스맥스그룹이 인연을 맺은 건, 그가 하동군수로 재직하던 지난해부터다. 하동군과 코스맥스그룹은 지난해 업무 협약을 맺고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코스맥스의 건기식 계열사 코스맥스바이오는 산수국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관련 연구를 위해 지난해 하동군과 협약을 맺어 하동군 내 산수국 재배 적지에 산수국을 심어 원료를 공급키로 했다.

당시 하동군수였던 윤 전 군수는 업무협약 이후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의 제안으로 코스맥스그룹 임원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해당 강연은 '자생 원료'와 관련한 주제가 아닌, '하동의 미래상'이었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윤 전 군수 역시 이 회장을 하동군청에 초청해 '코스맥스 스토리 4.0'이란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이후에도 코스맥스그룹은 하동군에 화장품을 후원하는 등 특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다만 코스맥스 측은 지난해 하동군과 맺은 업무협약과 이번 윤 전 군수의 고문 영입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코스맥스 측 관계자는 "하동군과의 업무협약은 기존에 있는 자생 원료를 공급하기로 한 것이고, 윤 전 군수는 새로운 자생 원료를 화장품과 건기식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문가로 활동하는 것으로 서로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코스맥스는 LG생활건강이나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대기업 외에도 다양한 사업군 출신을 두루 임원으로 두고 있다.

현재 디지털 사업본부 사장은 현대자동차 출신인 설원희 사장이, 법무 담당에는 삼성전자·KT를 거친 전용석 이사가, 경영관리담당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출신 신봉철 이사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화장품 ODM 맞수 한국콜마 출신(우영화 코스맥스 LL랩 F2)도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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