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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축구팀 주장, 인종차별 두고 이란 기자와 설전

등록 2022.11.29 17: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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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을 '이론'으로 발음에…美대표하는데 압박

애덤스, 축구팀 주장이지만 아프리카계로 흑인

美전역서 흑인 차별 여전 "어디든 차별은 있어"

[도하=AP/뉴시스]그렉 버홀터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과 타일러 애덤스 주장(오른쪽)이 2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란과 미국의 B조 축구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1.28

[도하=AP/뉴시스]그렉 버홀터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과 타일러 애덤스 주장(오른쪽)이 2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란과 미국의 B조 축구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1.28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미국 남자 축구대표팀(USMNT) 주장이 카타르 월드컵 이란과의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란을 '이론'으로 잘못 발음한 것을 두고 '인종차별'이라며 기자와 설전을 벌였다. 앞서 이란은 미국 축구연맹이 소셜미디어(SNS)에 이슬람 국기에서 엠블럼을 뺀 이미지를 올린 일로 분노한 바 있다.

2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타일러 애덤스(23)는 한 이란기자에게 그가 이란의 이름을 '이란(EYE-RAN)'이 아닌 '이론(ee-RON)'이라고 발음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발음 실수한 것에 대해 기자에게 사과했다.

그러자 그 기자는 애덤스에게 본인이 미국을 대표하는 것 아니냐고 압박했다. 미국 축구팀 주장으로서 월드컵을 앞두고 이 자리에 앉아있는 만큼, 그의 발음이 단순 실수가 아닌 조지 플로이드 사건처럼 이란에 대한 인종차별을 의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한 것이다.

애덤스는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흑인이다. 이란 기자가 언급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란 지난 2020년 5월 흑인인 플로이드를 경찰이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9분 이상 목을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이다. 이를 계기로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와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기자는 "흑인들에 대한 차별이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애덤스는 "당신이 가는 곳 어디든 차별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나는 백인 가정에서 자랐고 분명히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유산과 배경도 갖고 있다. 이런 다른 여러 문화를 경험하다 보니, 다른 문화에 쉽게 동화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모든 사람들이 (나처럼) 그렇게 쉽게 동화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이를 교육을 통해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방금 (이란의) 발음을 가르쳐 준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과정이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설전에 앞서 미국과 이란은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공방전을 벌인 바 있다. 미국은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는 뜻으로 소셜미디어(SNS)에 이란 공화국의 엠블럼을 뺀 채 국기 게시물을 올렸다가 이란 당국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이란 관영매체들은 미 축구연맹이 공식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계정에 이란 국기를 이슬람 공화국 엠블럼 없이 올린 점을 지적했다. 이에  왜곡된 이미지를 올린 미국을 대회에서 즉각 퇴출시키고 10개 경기의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 축구연맹 대변인은 CNN과 인터뷰에서 "인권을 위해 싸우는 이란 여성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24시간 동안 (엠블럼 없는 이미지를) 올리고 다시 원래 것으로 되돌릴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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