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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째 꽉 막힌 광주·전남 물류…강대강 대치(종합)

등록 2022.11.29 1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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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물동량 급감…시멘트 수급난, 제조업계도 '경고등'

첫 '업무개시명령', 광주·전남선 시멘트 운송사 9곳 해당

"헌법 반한다…거부" 삭발 투쟁 동참…연대 투쟁 번지나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는 29일 광주 서구 기아오토랜드 광주공장 남문 앞에서 파업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2022.11.29.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는 29일 광주 서구 기아오토랜드 광주공장 남문 앞에서 파업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2022.11.29.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엿새째를 맞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에 광주·전남 곳곳에서 물류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가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을 꺼내들면서 지역 시멘트 업체 9곳이 물류 정상화 기로에 섰지만, 화물연대는 '위헌적 노동 탄압'이라며 총력 투쟁을 선포했다.


[광양=뉴시스] 김석훈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을 시작한 가운데 24일 오전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도로에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가 길게 늘어서 있다. 2022.1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양=뉴시스] 김석훈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을 시작한 가운데 24일 오전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도로에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가 길게 늘어서 있다. 2022.1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물류대란 심화에 산업계 '시름'

화물연대 총파업 궐기 엿새째인 2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광양항 컨테이너 터미널 2곳의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06TEU(20피트 규격 컨테이너 1대분)로 잠정 집계됐다.

평시 반출입량이 4625TEU 대비 2.29% 수준에 불과하다. 항만에서 빼내지 못한 컨테이너 화물이 쌓여있는 비율(장치율)은 61.5%다.

목포항 역시 일일 컨테이너 평균 반출입량인 211.6TEU를 크게 밑돌고 있다. 전날 통틀어 컨테이너 125TEU가 오고 갔으며 장치율은 6%다.

지역 수출입 관문인 광양항은 장치율 80% 이상을 기록하면 물류 적체 현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화주·운송사가 파업에 앞서 긴급 또는 장기 적체 예상 수출·입 물량 선적을 반출했지만 '일주일 이상은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멘트 제조·건설업계도 빨간 불이 켜졌다. 전국 각지의 시멘트 생산 출고량이 평시와 비교해 11%에 불과한 2만2000t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레미콘 역시 15%만 생산되고 있다.

미리 생산한 시멘트마저 사흘 전부터 바닥난 실정으로 알려졌다. 지역 레미콘 차량 기사들도 사실상 일손을 놨다. 한 레미콘 기사는 "화물연대 파업 취지에 공감하고 응원을 보내면서도 한편으론 일감이 끊겨 착잡하다. 상당수 기사들은 생계가 곤경에 처했다"고 전했다.
 
건설사들마다 미리 비축한 자재 물량에 따라 제각각 상황은 다르지만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역 건설사들은 골조 공정이 멈춰선다면 전체 공사기간이 크게 지연된다면서 이에 따른 추가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광주·전남 업종별 주요 제조업체도 조기 출하, 대체 차량 운송, 임시 야적장 확보 등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물류대란 장기화만큼은 안 된다며 정부와 화물연대 간 조속한 타협을 기원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업무개시명령 발동' 등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1.29.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업무개시명령 발동' 등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1.29. [email protected]


◇ 광주·전남 시멘트 업체 9곳에 '업무개시명령'

정부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시멘트 분야 운송사업자·운수종사자의 업무 복귀를 강제하는 업무개시명령을 의결하고, 즉각 발동했다.

우선 피해가 크다고 판단한 시멘트 분야부터 업무개시명령을 집행한다. 2004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해 업무개시명령 제도가 도입된 이래 첫 발동이다.

업무개시명령에 앞선 현장 조사 대상은 전국 시멘트 분야 운수사업자 201곳과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CT) 운수종사자 2500여 명이다.

광주·전남 지역 조사 대상은 9개 시멘트 관련 운수 업체다. 지역 별로 광주 3곳, 순천 2곳, 광양·여수·영암·화순 각 1곳이다.

국토부·지자체·경찰 등으로 구성된 현장합동조사단은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업체를 방문해 화물차주 명단과 거주지를 파악에 나섰다.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따라 운송기사는 즉각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이를 거부할 경우 30일 간 면허정지(1차 처분) 또는 면허취소(2차 처분) 될 수 있고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지부가 29일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공장 남문 앞에서 연 파업 총력 투쟁 결의대회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반발하며 투쟁 의지를 분명히 했다. 2022.11.29.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지부가 29일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공장 남문 앞에서 연 파업 총력 투쟁 결의대회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반발하며 투쟁 의지를 분명히 했다. 2022.11.29. [email protected]


◇ "반헌법적 명령 거부" 지역 노동계 강력 반발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광주·전남 노동계는 일제히 강력 반발했다.
                                      
화물연대 광주본부와 전남본부는 이날 각기 광주 기아오토랜드(기아차) 남문과 광양항 일대에서 총파업 승리 총력투쟁 결의 대회를 열었다.   

화물연대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헌법에 반하며 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명령을 거부한다"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과 양심적인 법조계 인사와 함께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 흔들림 없이 총파업 투쟁을 펼칠 것이다"고 선포했다.

또 전국 동시 다발로 진행된 삭발식에도 동참, 투쟁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도 대정부 성명서에서 "정부는 '약속을 이행하라'는 노동자들의 투쟁에 업무개시명령으로 사태를 악화일로로 몰아가고 있다. 업무개시명령은 그 자체로 위법하며 위헌적이다. 발동 요건이 추상적이어서 그 자체로도 죄형 법정주의 위배 소지가 크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남본부 역시 성명을 내고 "화물 노동자의 노동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헌법 위반이자 정당한 투쟁을 탄압하는 노조 파괴 시도다"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노동 탄압을 좌시하지 않겠다. 강력한 연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역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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