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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대란' 벌어진 지하철 파업 첫날밤…노사 극적타결

등록 2022.12.01 10: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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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릴레이 협상'…총파업 하루 만에 종료

퇴근길 주요 지하철역 대혼잡으로 피해 커

사측 한발 양보 강제 구조조정 않기로 합의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교통공사(지하철 1~8호선)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2022.11.3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교통공사(지하철 1~8호선)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2022.11.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서울 지하철이 다시 정상 운행한다.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파업 하루 만인 1일 자정무렵 극적으로 합의했다.

1일 서울교통공사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29일 오후 2시부터 막판 교섭을 이어갔으나 끝내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오후 10시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양대노조로 구성된 연합교섭단은 30일 오전 6시30분 기점으로 총파업을 시작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2016년 9월 이후 6년만이었다.

30일 오전만 해도 노사간 대립이 첨예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청 서편에서 6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정식을 갖고 총파업을 공식 선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같은 시각 기자들을 만나 "이번 파업은 정치적 파업이라 정의하고 싶다"며 직접 개입은 어렵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파업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공사와 서울시는 파업 첫날 대체 인력 투입과 비상수송대책으로 피해 최소화에 나섰으나, 퇴근길 지하철 운행 지연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강남∼역삼역 구간에는 한때 열차 간격이 20분 이상 벌어져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몰리면서 승강장뿐 아니라 역내 개찰구와 지상으로 이어지는 계단까지 인파가 들어찼다.

노사 양측은 시민들이 붐벼 큰 혼잡을 빚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파업 전 마지막 협상 결렬 원인으로 민주노총 지도부 개입설이 제기된 것도 협상 재개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9일 사측이 '인력감축안을 일정 기간 유보하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하며 물꼬를 트는 분위기였으나, 본교섭이 잠시 중단된 오후 4시40분 현정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협상장을 방문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소송 통합노조는 사측의 제안에 긍정적인 입장이었으나, 훨씬 많은 비율을 차지한 민주노총 위원들이 반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사 노조는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조합원 1만1000여명)와 한국노총 소속 통합노조(조합원 2000여명)가 합쳐진 연합노조다.

노조 관계자는 "현정희 위원장 방문 직후 교섭이 결렬된 것이 아니며 따라서 기획파업도 아니다"며 "현 위원장의 방문은 노조원들을 지지해달라는 서울교통공사노조의 지원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치적 파업이라는 의혹은 불거져갔고, 지하철 지연으로 시민들 피해도 커지면서 양측은 30일 오후 물밑 논의를 이어 갔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협상을 타결한 1일 새벽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명순필(왼쪽부터)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김철관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위원장이 노사합의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제공) 2022.12.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협상을 타결한 1일 새벽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명순필(왼쪽부터)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김철관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위원장이 노사합의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제공) 2022.12.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교섭은 예정됐던 시간보다 한시간 늦은 오후 8시 재개 후, 사측이 새로운 안을 제시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5분 만에 정회했다. 이후 사측이 새롭게 마련된 합의문에 연합교섭단이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오후 11시40분 교섭을 속개했고, 20분 만에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협상 타결에는 최대쟁점인 인력 감축안에 대해 사측이 한발 물러난 것이 주효했다.

그동안 공사는 재정위기를 이유로 2026년까지 전체 인력의 약 10%인 1539명을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노조는 노동자와 시민 안전을 위협한다며 구조조정안을 철회하라고 맞섰다.

지난달 29일 교섭에서 사측은 인력 구조조정안 시행을 유보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이날 강제적인 구조조정이 없도록 하는 내용을 추가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측은 내년 상반기 중 안전 부문 등 일부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노조의 제안을 일부 수용했다. 아울러 지난해 재정난으로 동결했던 임금도 2021년도 총인건비 대비 1.4% 인상하기로 했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올해 단체교섭 최대 쟁점이었던 인력 감축에 대해 2021년 노사특별합의를 존중하기로 하면서 노사간 대승적으로 타협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사는 신당역 참사, 10·29 참사의 교훈을 잊지 않고 안전강화 인식을 같이하며 시민과 노동자가 안전한 지하철 구축대책을 합동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성실히 논의해 의미있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단 하루긴 했지만 노사협상이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시민들께 불편을 드린 점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상생하는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더욱 신뢰받는 서울 지하철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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