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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같은 사람 어디서 오나"…윌리엄 왕세자 대모, 인종차별 발언 논란

등록 2022.12.01 11:58:46수정 2022.12.01 14: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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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엘리자베스 2세 최측근…흑인에게 인종차별 발언 후 사임

버킹엄 "허시의 발언 용납할 수 없어"…피해자 "이런 모욕 처음"

[서울=뉴시스] 고 엘리자베스 2세의 최측근이자 윌리엄 왕세자의 대모인 수전 허시가 흑인 자선단체 대표에게 인종 차별 발언을 해 왕실에서 사임했다고 30일(현지시간) 가디언,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출처 : Sistah Space 트위터 캡처> 2022.12.0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 엘리자베스 2세의 최측근이자 윌리엄 왕세자의 대모인 수전 허시가 흑인 자선단체 대표에게 인종 차별 발언을 해 왕실에서 사임했다고 30일(현지시간) 가디언,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출처 : Sistah Space 트위터 캡처> 2022.12.0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현수 인턴 기자 =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최측근이자 윌리엄 왕세자의 대모인 수전 허시가 흑인 자선단체 대표에게 인종 차별 발언을 해 왕실에서 사임했다고 30일(현지시간) 가디언,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지난 29일, 아프리카와 카리브계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돕는 단체인 시스타 스페이스의 설립자 인고지 풀라니와 윌리엄 왕세자의 대모 수전 허시 등은 커밀라 왕비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다.

허시가 흑인인 풀라니에게 "진짜 어디서 왔나", "당신같은 사람들은 어디서 왔나", "언제 영국에 처음 왔냐" 등을 반복적으로 질문하며 풀라니가 영국 국적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아 그는 트라우마와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풀라니는 허시가 자신의 명찰을 보기 위해 손으로 머리카락을 치웠다고 전했다. 그 후에 런던 인근 해크니 출신이라고 대답했음에도 불구하고 허시는 "아니, 아프리카의 어느 지역에서 왔냐"고 끈질기게 물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여성 평등당 대표 만두 리드와 흑인인 여성 자선 단체 대변인에 의해 목격됐다.

윌리엄 왕세자의 대변인은 허시의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인종 차별은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버킹엄 궁 관계자는 이 발언을 "용납할 수 없고 매우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허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하며 즉시 사임을 했다.

풀라니는 트위터로 허시와 풀라니의 대화 내용을 대략적으로 공개하며 "어제 버킹엄 궁전을 방문해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도착하고 10분 후 '레이디 SH'가 다가와서 내 이름 배지를 본다고 머리카락을 치웠다"며 "이후 행사에 관해서는 기억이 흐릿하다"고 밝혔다. 당시 시스타 스페이스 측은 발언을 한 관계자가 누군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에서 '레이디 SH'가 수전 허시라는 것을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 대해 보고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커밀라 왕비한테 말할 수도 없었을 뿐더러 나와 다른 여성 2명이 너무 충격을 받아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다. 난 방 구석에 서서 그 자리를 떠날 수 있을 때까지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걸어온 사람들과 잠깐씩 이야기를 나눴다"며 "내가 침해 당했던 공간에 계속 있어야 돼서 매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풀라니는 가디언에 허시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치우는 것부터 잘못됐다며 이렇게 환영받지 못하고 불편함을 느낀 적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인이 아니라고 말해야 할 것 같았다. 그가 말한 '나 같은 사람들(앞에서 언급한 '당신같은 사람들'을 가르키는 것)'이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허시는 내가 영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부모님이 카리브해 출신이라는 것을 밝히자 그는 '드디어 말이 좀 통하네'라는 말을 했다. 이건 명백히 인종차별이다"이라고 전했다.

그는 허시의 사임에 대해 "이런 결론이 내려져 안타깝다. 그의 잘못된 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거나 다시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왕실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 부부는 당했던 인종차별에 대해 얘기를 했지만 윌리엄 왕세자는 왕실 내 인종차별에 대해 부인했다. 당시 메건 마클은 왕실 가족 일원 중 한 명이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던 아치의 피부색에 대해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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