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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CJ '마진율' 신경전 고조...경쟁 이커머스는 '표정관리'

등록 2022.12.01 17:06:26수정 2022.12.01 18: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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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11번가·티몬 등 이커머스 CJ 주요 제품 물량 늘려

CJ제일제당 "다양한 행사 기획 중"…다수 이커머스와 물량확대 논의

이커머스 업계 "내주부터 CJ 히트 제품 대대적 프로모션 계획"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할인마트에 CJ제일제당의 즉석밥 제품 '햇반'이 놓여 있다. 지난 25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와 포장 용기, 리드 필름 등 부자재 가격의 인상으로 오는 31일부터 햇반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2022.03.27.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할인마트에 CJ제일제당의 즉석밥 제품 '햇반'이 놓여 있다. 지난 25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와 포장 용기, 리드 필름 등 부자재 가격의 인상으로 오는 31일부터 햇반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2022.03.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쿠팡과 CJ제일제당이 마진율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커머스 경쟁 업체들이 표정관리에 나섰다.

쿠팡이 비비고 만두와 햇반 등 CJ제일제당의 인기 상품 발주를 중단하고 나서면서 그 수요가 다른 업체들에 몰리며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쿠팡에서 CJ제일제당 제품들이 팔리고 있지만, 이미 쿠팡은 최근 1~2주 사이 비비고 만두와 김치, 햇반 등 CJ제일제당의 주요 제품 발주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쿠팡에서 팔리는 CJ제일제당 관련 제품은 일부 중간 사업자들이 확보해뒀던 재고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 재고가 소진되면 판매는 중단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 11번가,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CJ제일제당과 주요 품목에 대한 물량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햇반을 비롯한 CJ제일제당 주요 상품 발주를 중단하면서 CJ 물량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며 "직매입 방식으로 판매하는 쿠팡은 보통 11월에 이듬해 공급 물량과 마진율에 대한 연간 계약을 하는데, 이번 협상 결렬로 CJ가 각 이커머스 업체 식품 MD들과 물량 확대 등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에서 판매하는 햇반 등 CJ 관련 제품 매출은 연간 200억~300억원 가량으로, 식품 카테고리내 3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쿠팡과 CJ제일제당은 ‘햇반’ ‘비비고’ 등 주요 제품 공급량과 가격 인상을 두고 올 초부터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연간 계약이 이뤄지는 지난달 마진율 협상에서 의견 차이가 별어졌고, 쿠팡은 CJ제일제당의 주요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이와 관련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약속한 물량을 공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CJ제일제당이 가격 인상 전에는 계약한 물량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으로 상품을 공급하다가 가격을 인상한 뒤 상품을 대거 공급하는 등의 행태를 보였다는 게 쿠팡 측 설명이다.

반면, CJ 측은 “쿠팡이 무리하게 높은 마진율을 요구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길들이기 차원에서 발주를 끊었다”고 맞서고 있다. 쿠팡은 통상 공급업체가 제품 공급가격과 예상 물량을 제안하면 유통 비용과 수수료를 더해 연 단위로 마진율을 책정한다.

CJ가 쿠팡이 발주를 중단하는 심각한 사태에 이르렀음에도 의견을 굽히지 않는 배경엔 CJ가 갖고 있는 시장 지배력을 꼽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의 햇반, 비비고 등 히트 브랜드는 온라인 식품 시장에서 3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햇반의 경우 즉석밥 시장에서 70% 이상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다.

CJ 측은 쿠팡에서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더라도 여러가지 대안이 있다는 입장이다. 자사몰(CJ더마켓)을 비롯해 SSG닷컴, G마켓, 11번가, 컬리 등 다양한 이커머스 업체를 대안으로 삼을 수 있고, 쿠팡 공급을 위해 구성한 상품은 해외 수출팀으로 돌려 판매하는 식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CJ의 요청으로 다음주부터 SSG닷컴, 11번가, 티몬 등 이커머스 기업들이 CJ 대표 상품을 위주로 구성한 프로모션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칠 예정"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제조업 특성상 공장 가동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만큼, CJ측에서 한 수 접고 나오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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