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中차단에도 트위터 백지시위 확산 플랫폼 역할…"실시간 중계"

등록 2022.12.01 16:04:42수정 2022.12.01 16:15: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가상사설망(VPN) 통회 우회 접속…트위터, 시위 전파 플랫폼으로

해외 유명 트위터 이용자가 재확산…中 시위 상황 실시간 중계

백지 시위 내용에 스팸봇 역효과…'가짜 계정 퇴출' 머스크 시험대

[뉴욕=AP/뉴시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중국 영사관 부근에서 시위대가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에 반대하는 전 세계인의 시위에 연대해 시위하고 있다. 이 시위에는 자유와 시진핑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2022.11.30.

[뉴욕=AP/뉴시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중국 영사관 부근에서 시위대가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에 반대하는 전 세계인의 시위에 연대해 시위하고 있다. 이 시위에는 자유와 시진핑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2022.11.30.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중국 정부의 엄격한 검열에도 '백지시위' 관련 사진과 동영상이 트위터를 매개로 전 세계에 전파되면서 시위 상황을 알리는 주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촉발된 시위가 반(反) 정부 시위로 번지자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고 있다. 동시에 소셜미디어 검열로 시위 상황이 국외로 확산하는 것을 막아왔다.

하지만 젊은 층의 시위 참가자들은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2009년부터 중국 내 사용이 금지된 트위터로 시위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빠르게 전파하고 있다.

VPN을 사용하면 마치 해외에서 접속 중인 것처럼 IP 주소를 속일 수 있다. 사용자들은 원하는 국가의 IP 주소를 가상으로 부여받아 차단된 인터넷 주소와 애플리케이션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이렇게 트위터를 통해 한 번 공개된 백지시위 관련 사진·동영상들은 전 세계 유명 트위터 이용자들의 계정을 통해 재확산되고 있다. 트위터 속 시위 관련 사진·동영상들은 텔레그램 채널 등 다른 메시지 애플리케이션들을 통해 빠르게 확산된다.

중국 당국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시위 정보 접근을 차단하더라도 외국인 트위터 이용자들이 매개가 돼 중국 내부 상황이 고스란히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는 실정이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지난 4월25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트위터 애플리케이션이 한 스마트폰 화면에 켜져 있다. 2022.5.27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지난 4월25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트위터 애플리케이션이 한 스마트폰 화면에 켜져 있다.  2022.5.27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 당국은 시위 현장 근처를 지나는 일반 시민들의 휴대전화를 임의 검열하며 VPN 이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트위터 이용자들이 퍼나르는 시위 관련 사진·동영상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국 밖에서 '리 라오시(Li Laoshi)' 또는 '리 선생'이라는 닉네임으로 트위터를 이용 중인 한 이용자는 시위 정보를 공개한 이후 초당 12개 이상의 항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그는 2020년 5월 중국 내 검열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트위터 계정을 개설했다고 한다. 백지 시위 상황을 전한 뒤부터는 팔로워 수가 75만9000만명까지 늘었다. 시위 전과 비교해 3배 증가했다.

시위 관련 사진·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리트윗 넘쳐나자 가짜 계정 이른바 '스팸봇(스팸 자동 발송 악성 소프트웨어)'들이 검색어에 포르노 등을 연결하는 역효과도 발생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시위 지역을 검색할 경우 수 천개의 성매매 사이트로 자동 연결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22일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테슬라 공장 개장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2.6.24

[베를린=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22일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테슬라 공장 개장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2.6.24

WSJ는 백지 시위와 관련한 일련의 상황들이 트위터 인수 첫 일성으로 가짜 트위터 계정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는 2000년대 이후 엄격한 정보 통제가 이뤄지는 권위주의 정부의 내부 상황을 알리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2011년 튀니지 재스민 혁명도 페이스북이 플랫폼이 됐었다.

언론 자유 분석가인 패트릭 푼 일본 메이지대학 객원교수는 "중국 당국이 시위 관련 자료 공유를 막기 위해 트위터에 압박을 가하거나 관련 계정을 해킹하려 시도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점은 머스크와 트위터가 중국 당국의 해킹으로부터 사용자를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