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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서툰 사람들' 연출은 마지막…감각 시험받는 기분이죠"

등록 2022.12.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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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개막한 연극 '서툰 사람들'

첫 연극 도전한 이지훈 "긴장하며 최선"

이철민 "연기갈증, 장진 작품으로 해소"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연극 '서툰 사람들' 덕배 역의 이지훈(오른쪽)과 화이 역의 김주연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2022.12.0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연극 '서툰 사람들' 덕배 역의 이지훈(오른쪽)과 화이 역의 김주연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2022.12.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누구세요…? 꺅!!"

한밤중 덜컹거리는 아파트 문, 조심스레 다가가 나지막이 묻는다. 불쑥 집으로 들어오는 남자에 놀라 방안 끝 창문에 매달린 화이. 정체 모를 그의 등장에 긴장감이 드리워진다. "제발 살려달라"는 그녀에게 조용히 하라고 윽박지르는 남자.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묘하고 어설프다. 집주인의 손목에 상처라도 날까 조심스레 매듭을 묶고, 말 많고 오지랖 넓은 화이와 티격태격하며 점점 정이 든다.

영화감독 장진이 연출한 연극 '서툰 사람들'이 지난달 26일 막을 올렸다. 10년 만에 관객들을 만나는 이 작품은 그가 30여년 전인 20대 초반에 쓴 작품이다. 1995년 초연했고, 2007년과 2012년 공연에서 전석 매진으로 흥행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연극 '서툰 사람들' 덕배 역의 오문강(왼쪽)과 화이 역의 박지예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2022.12.0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연극 '서툰 사람들' 덕배 역의 오문강(왼쪽)과 화이 역의 박지예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2022.12.01. [email protected]

정 많고 배려심 많지만 도둑질은 서툰 도둑이 말 많고 유쾌 발랄한 집주인의 아파트를 털러 들어오며 벌어지는 하룻밤 소동을 그린다.

장진은 1일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설레면서도 긴장 속에 공연을 올렸다. 관객들이 지루해하진 않을까 걱정도 했다. 다행히 생각대로 잘 가고 있고, 배우들의 능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쓴 지 어느덧 30년이 다 되어가는데 감회가 새롭다. 연출로서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하며 만들었다"며 "10년 만에 이 작품을 연출하며 제 감각을 시험받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연극 '서툰 사람들' 덕배 역의 임모윤(왼쪽)과 화이 역의 박지예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2022.12.0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연극 '서툰 사람들' 덕배 역의 임모윤(왼쪽)과 화이 역의 박지예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2022.12.01. [email protected]


"예전 관객들은 이걸 재밌어했다고 말하면서 약간은 정체된 나를 자꾸 끄집어냈어요. 그래서 이 작품에 익숙하지 않을 배우들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강했죠. 그게 이 작품의 상징적인 '서툰' 모습이기도 해요. 사실 1시간50분간 등·퇴장 없이 극의 속도와 리듬을 모두 배우에게 맡기는 무대가 요즘 많진 않아요. 배우들에게 많은 짐을 주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이 긴장하고 집중하며 완성도를 높이고 있어요."

오래 전 쓴 작품인 만큼 시대의 흐름에 맞게 대본을 수정했지만, 구식 컴퓨터와 텔레비전 등 골동품 같은 소품이 무대에 가득하다.

장진은 "심하게 검소해서 '짠순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인 화이의 공간이기에 소품은 옛 물건을 그대로 썼다. 누가 지금 이런 걸 쓰냐고 할 순 있지만, (코믹디극으로) 희화화할 수 있는 장르인 만큼 관객들이 불편하게 느끼진 않을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연극 '서툰 사람들' 손병년 역의 안두호(왼쪽)과 덕배 역의 이지훈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2022.12.0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연극 '서툰 사람들' 손병년 역의 안두호(왼쪽)과 덕배 역의 이지훈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2022.12.01. [email protected]


장진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배우 이철민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은 모두 새로운 얼굴이다. 주로 방송에 출연해온 이지훈은 이번이 첫 연극 도전이다. 도둑 '덕배' 역엔 이지훈을 비롯해 오문강, 임모윤, '화이' 역엔 김주연과 최하윤, 박지예 그리고 1인3역의 멀티맨엔 안두호 등이 출연한다. 이들은 장진이 소극장 공연을 보며 직접 선발한 배우들이다.

이지훈은 "연극을 처음 하다 보니 잘 할 수 있을지, 기라성 같은 대본을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며 "첫 등장 신에선 아직도 심장소리가 귀 옆에서 들린다. 엄청 떨리지만,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공연을 마치는 날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장진 감독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연극 '서툰 사람들' 프레스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0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장진 감독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연극 '서툰 사람들' 프레스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01. [email protected]


1995년생으로 작품과 같은 나이인 박지예는 "이 작품을 고등학생 때 읽고 언젠가 장진 감독님을 만나면 꼭 하고 싶다고 말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너무 꿈만 같게도 만났고, 그 후 5년이 지난 지금 작품을 하게 됐다. 사실 썰렁한 개그로 느껴질 부분도 있는데, 관객들이 웃어줄 때 대본에 더 확신이 생기고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멀티맨으로 감초 역할에 나서는 이철민은 "연기에 대한 갈증이 생길 때 장진 감독님의 작품을 하게 된다. 예전부터 봐온 작품이고, 제의받고선 대본도 안 보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여장 역할이 있어서 충격이었다. 관객들에게 트라우마를 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가끔 예쁘다고 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용기 내서 하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진은 "이철민 배우는 신뢰하는 배우고, 나머지 배우들은 처음 만났다. 이번에 신선한 배우들의 힘이 필요했다. 특히 기존에 해온 스타일과 다른 시도를 해준 오문강 배우와 제가 생각했던 덕배보다 어렸던 임모윤 배우는 제 욕심이었는데 잘 해내줘서 고맙다. 무대에서 늠름하게 해주는 배우들에게 늘 놀랍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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