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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기회도 빼앗아"…유가족, 이란당국 시신 도난 주장

등록 2022.12.05 09:48:41수정 2022.12.05 10: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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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게 하는 협박 전술, 침묵조건에 돌려줘"

월드컵 축하 사망자 가족, 영안실 수습 서둘러

10세 숨진 소년 가족, 집에 안치…얼음에 보관

[테헤란=AP/뉴시스]이란 원자력기구는 10월23일(현지시간)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외국을 대표하는 해커들이 자회사의 네트워크에 침입해 임일 시스템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해킹은 이란 반정부 시위로 전국적인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2022.11.22

[테헤란=AP/뉴시스]이란 원자력기구는 10월23일(현지시간)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외국을 대표하는 해커들이 자회사의 네트워크에 침입해 임일 시스템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해킹은 이란 반정부 시위로 전국적인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2022.11.22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이란 당국의 반정부 시위대 무력 탄압이 계속되면서 사망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당국이 살해된 시위자들의 시신을 훔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ABC뉴스는 "이란 당국은 사망한 시위자들의 가족들이 장례식을 치르는 것을 막기 위해 병원과 영안실에서 이들의 시신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숨진 시위자들의 가족들은 이들을 불안하게 하는 협박 전술이라고 칭했다"며 "유엔(UN)은 앞서 이란 당국이 시신 공개를 거부하거나 가족들이 침묵하는 상황을 조건으로 시신을 돌려준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 당국은 이 같은 시위대에 대한 인권 침해혐의를 부인하며 "평화적 집회를 폭동과 폭력으로 변질시켰다"고 비난했다.

NGO(비정부기구)인 이란인권단체에 따르면 시위가 시작된 뒤 어린이 60명을 포함 최소 448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실제 사망자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위하다 사망한 한 언론인의 가족은 이란 당국이 그의 시신을 가져갔다고 보고 있다. 사망자의 누나는 트위터에 "생명이 없는 몸까지 두려워하고 어머니와 나에게 작별의 기회도 주지 않는 그들은(당국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썼다.
[테헤란=AP/뉴시스]이란 팬들이 3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카타르 월드컵의 이란과 미국 경기를 보고 있다. 2022.11.30

[테헤란=AP/뉴시스]이란 팬들이 3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카타르 월드컵의 이란과 미국 경기를 보고 있다. 2022.11.30


그의 친구인 메디 타직은 "그들(당국)은 애도하는 가족들에게서 사랑하는 친구와 작별의 말을 할 기회마저 빼앗고 있다"며 "경찰에 의해 살해된 것이 아니라고 가족들에게 말하거나 장례식 없이 매장하도록 강요하기 위해 시신을 압수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과의 월드컵 패배를 축하하다 보안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메흐란 사막(27)의 가족들도 두려워했다. 사막의 가족의 한 지인은 ABC뉴스에 "당국이 비밀리에 사막의 시신을 다른 곳에 묻을까 두려워했기 때문에, 그의 가족들은 시신을 영안실에서 수습하도록 서둘렀다"고 말했다.

이달 초 후제스탄주에서 총에 맞아 숨진 키안 피라플락(10)의 가족은 시신을 차라리 집에 안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에 시신을 빼앗길까 우려한 이유에서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여성들이 얼음 양동이를 들고 다니며 "얼음"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퍼지고 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등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하면서 이란 전역에 반정부 시위가 촉발됐다.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고 반박했다. 이달로 4개월 째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무력 진압의 수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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