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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예방 효과' 대상포진 백신 이달 나온다

등록 2022.12.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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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K, 싱그릭스 국내 출시 예정

극심한 고통 대상포진…높은 효과 백신 기대감↑

가격·편의성·늦은 국내 도입은 단점

대상포진의 발진 형태 (사진=GSK '싱그릭스' 프레스킷) *재판매 및 DB 금지

대상포진의 발진 형태 (사진=GSK '싱그릭스' 프레스킷)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한 번 걸리면 극심한 고통이 따른다는 대상포진을 97%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이달 국내에 나온다.

글로벌 제약사 GSK의 한국법인은 이달 중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백신 영업에 강한 국내 제약회사 두 곳에 영업·유통을 맡겨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전망이다. 두 곳 중 GC녹십자는 종합병원 전체, 의원급 내과, 일반의원, 가정의학과를 담당한다. 광동제약은 의원급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피부과 등을 맡을 예정이다.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병하는 대상포진은 겉보기에 피부질환 같지만, 일상적인 활동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따라 예방이 중요하다. 수두에 걸렸던 사람의 몸에 존재하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하면서 발병한다. 신경 손상의 정도가 치료 및 합병증 발생에 중요하게 작용하며, 눈으로 침범하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싱그릭스는 97%의 예방효과로 유명해진 백신이다. 50세 이상 성인 1만6160명이 참여한 임상연구(ZOE-50) 결과, 이 백신을 두 번 맞았을 때 위약 투여군에 비해 대상포진 발병 위험을 97.2% 줄였다. 예방 효과는 50~59세 연령에서 96.6%, 60~69세 연령에서 97.4%, 60세 이상의 연령에서 97.6%, 70세 이상에선 98%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MSD의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보다 압도적인 수치다. 조스타박스는 임상 결과 50대에서 1회 접종 시 약 70%, 60대에서 1회 접종 시 약 64%의 대상포진 예방효과가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는 조스타박스와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므로 조스타박스와 유사한 예방효과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효과로 싱그릭스는 2017년 미국 허가 후 미국·유럽 시장을 휩쓸어 연간 3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아쉬운 점 역시 있다. GSK는 미국 보다 5년이나 늦게 국내에 도입했다. 국내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한 작년 9월 이후 이번 출시까지 1년3개월이나 걸렸다. 한국 시장을 미국, 유럽보다 우선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GSK 관계자는 "백신의 출시를 위해서는 허가 외에도 마케팅 망 구축 등 여러가지 준비 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접종 횟수와 가격에 대한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 싱그릭스는 2회 접종해야 한다. 이와 달리 기존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는 1회 접종하면 된다.

2회 접종에 드는 소비자 접종비는 의료기관마다 다르지만 통상 50~60만 원대에 형성될 전망이다. 조스타박스가 15~16만원, 스카이조스터 13~14만원 상당에 접종하는 것과 비교하면 부담이 커진다.

정부의 무료접종 추진 여부도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65세 이상의 대상포진 백신 무료접종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정부가 제약회사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사들여 많은 국민에 보급하는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되기엔 싱그릭스의 공급가격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고연령층이 많은 지방에선 대상포진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가 예산으로 구매되는 무료접종 백신은 무엇보다 가격이 중요하다"며 "대상포진 백신의 NIP가 확대된다면 무료 백신을 맞는 다수 소비자와 싱그릭스를 맞는 일부 소비자로 시장이 나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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