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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의뢰 받기 싫다는 디자이너 옹호한 美대법관들

등록 2022.12.06 16:54:25수정 2022.12.06 17: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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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원, '종교적 표현의 자유' 옹호하는 다수 의견 제시

동등 서비스 제공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 구분 있다는 지적

성소수자 단체 "차별금지법 근간 훼손할 것"…혐오 심화 우려

[서울=뉴시스] 미 대법원의 연방 대법관들이 5일, 차별 금지법에 반발한 상고심 구두 변론에서 종교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다수 의견을 냈다 2022.12.0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미 대법원의 연방 대법관들이 5일, 차별 금지법에 반발한 상고심 구두 변론에서 종교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다수 의견을 냈다 2022.12.0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5일(현지시간) 미국 대법원에서 '동성애 표현이 담긴 웹사이트 주문 제작을 자유로이 거절하게 해 달라'는 그래픽 디자이너의 상고심에 대한 구두 변론이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9명 중 6명 연방 대법관들이 콜로라도주 인권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그래픽 디자이너 측 입장을 두둔하는 질문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져 승소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날 미 대법원에서 진행된 로리 스미스의 상고심 구두 변론에 대해 보도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스미스는 지난 2016년,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 헌법 제1조'에 따라 동성 커플이 자신에게 의뢰를 맡기는 것을 거절하고 싶다며, 콜로라도주를 대상으로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스미스는 '방문한 모든 손님에게 인종·성·성적 취향 등에 상관없이 동등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이유로 1, 2심에서 패소했으나 즉시 대법원에 상고했다.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이 이번 구두변론에서 스미스의 의견을 옹호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 6명 대법관들은 보수적 성향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3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다.

보수층 연방 대법관들은 스미스가 종사하고 있는 직종이 '차별 없이 동등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타 직종들과 명백히 구분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구두 변론에서 "스미스는 호텔이나 식당, 보트나 기차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구체적인 업종들을 예시로 들었다.

브랫 캐버노 대법관 역시 "낙태권을 지지하는 출판사가 낙태 반대를 주장하는 책 출간을 거부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닐 고서치 대법관도 "프리랜서 작가들이 작가 개인의 의견과 반대되는 요구 조건을 강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진보 측 연방 대법관들은 반박에 나섰다.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그렇다면 특정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고 싶어 하는 쇼핑몰이 '백인 아이들'만을 산타와 함께 촬영하는 것은 타당한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보수 성향의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같은 쇼핑몰을 예시로 들며 "그 쇼핑몰의 흑인 산타가 'KKK단 셔츠'를 입은 소년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을 때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다양한 의견이 오갔지만, 미 대법원은 이번 구두 변론에서 스미스의 '표현의 자유' 쪽을 다수 옹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성소수자 단체들은 대법원의 방침이 지속될 경우 차별금지법의 근간을 훼손할 것이며, 인종·성소수자·종교에 따른 차별과 혐오를 심화시킬 것이라 반발하고 나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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