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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중동 택한 이유는

등록 2022.12.06 16: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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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참여 'UAE 바라카 원전' 현장 점검

글로벌 네트워크로 삼성-중동 간 가교 역할

'현실 엄중, 시장 냉혹' 난관 돌파 책임 경영

초장기 프로젝트 현장서 직원 만나 격려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후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차담회를 마친 뒤 서울 중구 롯데호텔을 나오고 있다. 2022.11.1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후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차담회를 마친 뒤 서울 중구 롯데호텔을 나오고 있다. 2022.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중동을 선택, 미래 먹거리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강력한 긴축 정책으로 전 세계가 성장 정체 경고등이 켜졌지만, 중동은 최근 고유가 호황기 벌어 들인 오일머니를 차세대 스마트 도시 개발 등 초대형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쏟아 부으며 '신형 성장 엔진'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 회장이 중동 사업 발굴에 총력전을 벌이는 것도 지금의 난관을 돌파하려면 신시장 개척이 절실하다는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에 따르면 6일(현지 시각)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첫 해외 출장길에 올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Al Dhafra) 주에 있는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달 17일 이 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불과 20여 일 만에 또다시 중동 국가들과 교류에 나선 것이다.

재계는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신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산업 구조를 석유 중심에서 친환경·기술 중심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는 중동에서 추진 중인 가장 대표적인 '탈(脫) 석유 프로젝트'로, 지난 2012년 건설을 시작한 초장기 프로젝트다. UAE는 원유 매장량 세계 5위의 석유 부국이지만, 원전에 '신의 축복'(바라카)이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이번 사업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주요 국가들도 기저 전원으로서 50년 이상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한 원전 인프라를 속속 도입할 계획이다. 그만큼 석유 중심 산업구조를 탈피하는 것은 중동 국가들에 있어 지상 최대의 과제다.

특히 글로벌 경제가 침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강력한 긴축 정책에 나선 반면, 중동에서는 고유가 호황기으로 쌓은 오일머니를 초대형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뿐 아니라 산업 인프라 첨단화를 통한 제조업 육성에도 적극 투입하고 있다. IMF는 올해 사우디의 GDP가 7.6%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UAE 중앙은행은 올해 자국의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1.6%p 높은 5.4%로 예측했다. 아부다비 경제비전 2030, 사우디 비전 2030 등의 미래 비전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중동은 첨단 제조업에 강점을 지닌 대한민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이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가 삼성과 중동을 이어주는 가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회장은 그동안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 등과 교류하며 인맥을 쌓아 왔다. 이 회장이 중동 국가 방문이 잦아진 것도 삼성 각 계열사들이 전개하고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미래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보유한 인재와 기술이 이 회장의 네트워크를 통해 중동의 미래 투자와 결합한다면 삼성과 중동의 '윈윈' 가능성은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의 이번 중동 출장은 회장 취임 후 책임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그는 지난 10월 이건희 회장 2주기를 맞아 가진 사장단 간담회에서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봤다. 절박하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고 밝힌 바 있다. '엄중한 현실과 냉혹한 시장'이라는 지금의 난관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또 회장으로서 세계 곳곳에서 땀 흘리는 임직원들을 현장에서 만나 격려하고 더 큰 도전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삼성 내부를 향한 메시지도 담긴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추석에도 멕시코에 위치한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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