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쌍용차, 두번째 생산중단…"반도체 너무 비싸 차라리 쉰다"

등록 2022.12.08 16:10:0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쌍용차, 두번째 생산중단…"반도체 너무 비싸 차라리 쉰다"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쌍용자동차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공장 가동을 임시 중단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날부터 13일까지 평택공장 생산을 중단한다. 오는 10~11일 주말을 포함해 총 나흘간 공장 가동을 멈추는 것이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달 28일에도 평택공장 생산을 하루동안 멈춘 바 있다. 평택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하루 600~650대 정도다. 이번 나흘간의 가동 중단으로 대략 2500대 정도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쌍용차가 공장 생산을 중단하는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난 때문으로 알려졌다.

최근 완성차 업계에선 반도체 공급난이 완화되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달 기준으로 반도체 부품 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90% 늘었다고 본다.

하지만 실제로 쌍용차는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 받는데 아직까지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반도체 생산 업체들이 높은 공급가격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반도체 부품을 찾는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많아 비싼 가격에 팔아도 잘 팔리는 상황이다. 

KG그룹에 인수돼 법정관리를 벗어난 쌍용차는 자금 여력이 녹록치 않다. KG그룹 곽재선 회장이 최근 전사적으로 20% 비용을 절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신속하게 반도체를 구매하려면 가격을 더 주고 살 수도 있지만 전사적으로 비용 절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비싼 값을 주고 반도체를 사느니 차라리 공장을 잠시 멈추는 게 더 낫다는 경영진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생산업체들도 주문 물량이 많은 곳을 우선순위로 공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문물량이 적은 쌍용차는 차량용 반도체를 확보하는데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경우 다양한 라인업으로 비인기 모델의 부품을 인기 모델에 넣는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지만, 쌍용차 측에선 이조차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당초 계획보다 필요한 반도체 물량이 늘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14일부터는 정상적으로 공장을 다시 가동한다"고 말했다.

쌍용차 구매 담당자들은 협력업체와 함께 반도체 수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전방위 노력을 벌이고 있다. 쌍용차 토레스는 올해 7월 출시하자마자 큰 인기를 보였다. 쌍용차는 토레스의 올 하반기 판매 목표를 1만6800대로 잡았다. 쌍용차는 이미 7~11월 누적 판매량으로 1만9500대를 달성했다.

토레스 인기 비결은 경쟁차량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세련된 디자인, 짧은 출고 기간이었다.

출시 초기 6개월이면 차키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달 기준으로 출고 기간이 10개월로 늘어났다. 이번 생산 중단으로 출고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KG가 인수한 이후 쌍용차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공장 가동이 두 번이나 중단돼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