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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잇따른 분원 설립…"지역 병의원 경영난 가중 우려"

등록 2022.12.09 16:24:48수정 2022.12.09 17: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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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10곳…6천병상 이상 증가"

"분원 시설·인력·자본 등 지역 병의원과 경쟁불가"

[서울=뉴시스]중앙대광명병원 전경. (사진= 중앙대광명병원 제공) 2022.12.09

[서울=뉴시스]중앙대광명병원 전경. (사진= 중앙대광명병원 제공) 2022.12.09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이 잇따르자 지역 병·의원의 존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중앙대가 700병상 규모로 경기도 광명시에 중앙대광명병원을 연 이래 서울대와 연세대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800 병상의 분원을 경기도 시흥과 인천 송도에 각각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경희대의료원과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인하대병원, 한양대의료원 등도 500~800 병상 규모의 분원을 경기도 하남, 인천 청라, 경기도 평택·파주, 김포, 안산 등 수도권에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고려대의료원도 안암, 구로, 안산병원에 이어 경기도 과천과 남양주에 2028년 개원을 목표로 한 분원 설립 계획을 밝혔다.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는 9일 입장문을 내고 "향후 수도권에 대학병원 분원만 10곳, 대략 6000병상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분원 난립으로 지역 중소병원이나 의원은 환자 쏠림으로 인한 심각한 타격으로 괴멸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땅따먹기, 분원 깃발 꽂기 경쟁"이라면서 "유명 대학병원의 분원 개설은 지역 의료 생태계를 황폐화시킨다"고 덧붙였다.

대학병원 분원은 시설과 인력, 브랜드와 자본 등 모든 측면에서 지역 병·의원을 압도해 지역의 의료 생태계가 황폐화될 것이라는 게 대개협의 입장이다.

이들은 "일차적으로 지역 의료 수요를 깔때기처럼 빨아들여 코로나 이후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의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면서 "지역의 의료인력난이 심한 상황에서 의료인력이 분원으로 편중돼 기존의 지역을 담당하는 병의원의 몰락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증 환자 진료와 연구 및 의학 교육을 담당해야 하는 대학병원이 지역 의료기관과 경쟁하는 것을 넘어 3차 의료기관으로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돼 의료전달체계는 무력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병원의 분원 설치로 환자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개협은 "지방 의료의 공동화는 더욱 가중되고 필수 의료의 몰락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수도권 병상 종량제 도입과 대학병원 분원 설립 인허가 권한을 지자체장이 아닌 중앙정부가 갖도록 해 국가 균형 발전을 고려한 분원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학병원이 중증 진료와 교육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외래를 제한하고, 의료비용의 급상승을 불러일으키는 대형병원의 병상 수를 지역별로 제한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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