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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 이어 디플도 '광고요금제'…시간당 20개 광고? 봐! 말어!

등록 2022.12.10 10:07:00수정 2022.12.10 10: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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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넷플릭스 이어 '월 7.99달러' 광고 요금제 출시

1시간당 4분 광고 봐야…無광고 요금제 가격 70% 수준

'반값' 광고 요금제도 부정 인식 컸는데…디즈니+ 요금제, 메리트 더 적어

"광고요금제 도입 늦은 건 실수"라는 OTT…확실한 유인책도 제공해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디즈니+)의 국내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종로구 KT플라자에 디즈니플러스(디즈니+) 관련 광고 영상이 나오고 있다. 2021.11.12.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디즈니+)의 국내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종로구 KT플라자에 디즈니플러스(디즈니+) 관련 광고 영상이 나오고 있다. 2021.11.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디즈니+)도 '광고 요금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근 들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등 성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가입자 확보가 아닌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광고 요금제를 진작에 도입했어야 한다"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최고경영자)의 말처럼 플랫폼 기업들은 수익 창출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다소 미지근하다.

매월 수천원 더 내고 쾌적한 시청 환경을 누릴지, 혹은 더 저렴한 비용을 내는 대신 광고를 참고 볼건지 고민하게 될 뿐이다. 이같은 고민조차 하지 않고 '광고 자체가 싫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더욱이 '반값 수준'이었던 첫 OTT 광고 요금제와 달리 무광고 요금제와 광고 요금제의 가격 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디즈니플러스, 월 7.99달러 광고 요금제 출시…1시간당 광고 최대 20개 볼수도

10일 업계에 따르면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자사의 OTT인 '디즈니플러스'에 월 7.99달러(약 1만원)의 광고 요금제를 추가했다. 당초 7.99달러였던 기존의 무광고 요금제는 월 10.99달러(약 1만4000원)로 가격이 3달러(약 4000원) 인상됐다.

디즈니플러스는 미국 외 타 국가에서의 광고 요금제 출시 여부 및 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았는데, 업계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 서비스 국가에서도 광고 요금제가 신설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새로운 광고 요금제는 1시간당 15초 혹은 30초 분량의 광고를 총 4분 가량 봐야 한다. 산술적으로 1시간당 8~20개의 광고를 보게 되는 셈이다.

이는 앞서 최초의 OTT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 넷플릭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11월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에 광고형 요금제를 우선 출시했다. 한국의 경우 기존 넷플릭스 기본 요금제 베이식(9900원) 요금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인 5500원이며, 일반 요금제와 달리 각종 제약이 가해진다. 라이선스 문제로 일부 영화와 시리즈는 시청할 수 없고, 콘텐츠를 저장해 오프라인 환경에서 감상하거나 계정을 공유해 동시 시청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넷플 이어 디플도 '광고요금제'…시간당 20개 광고? 봐! 말어!


'선택권 확대'라던 저가 광고 요금제…"광고도 싫은데 가격 차도 줄어드네"

그간 OTT의 광고 요금제를 보는 시각은 다소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광고 요금제가 '선택권 확대' 차원이라고 옹호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아무리 저렴해도 돈을 내고 광고까지 봐야 하나'는 불평도 나왔다. 주요 글로벌 OTT들이 광고 요금제를 잇달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고민이 되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광고 요금제를 '쓰지 않는' 방향으로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소비자리서치 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 출시 직후 소비자 14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광고형 저가 요금제 인식 조사'에 따르면 광고 요금제를 이용(가입 또는 전환)하고 싶다는 의향은 13%에 그쳤다. 응답자 과반수인 51%는 가입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고 나머지 35%는 반반이었다.

광고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컸다. 광고 요금제에 가입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기존 가입자(51%)와 비가입자(35%) 모두 '광고 시청 자체가 싫어서'를 가장 많이 꼽은 것. 광고시간에 대한 저항감도 컸는데,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광고시간은 실제 광고 요금제 조건의 절반 수준인 1~2분이었다.

더욱이 '광고 요금제를 가입하고 싶지 않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은 광고 요금제의 가격이 일반 무광고 요금제의 절반 수준인 넷플릭스의 요금제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디즈니플러스의 새 광고 요금제의 가격은 일반 무광고 요금제의 70% 수준에 달한다. 일반 요금제와의 격차가 줄어든 만큼 굳이 광고 요금제를 선택할 메리트가 더 적어진 셈이다.
[서울=뉴시스] 소비자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가입 의사는 10명 중 1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제공) 2022.11.1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소비자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가입 의사는 10명 중 1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제공) 2022.11.10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럼에도 OTT 측은 광고 요금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최근 "그간 광고채택을 꺼린 것은 잘못된 것이며 몇 년 전에 뛰어들지 않은 것은 실수"라며 광고 요금제를 더 일찍 도입했어야 한다고 밝혔고, 로버트 아이거 월트 디즈니 CEO 또한 가입자 수에 비해 수익성을 더 강조하기 위해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다고 선언했다. OTT 사업의 급성장세가 다소 꺾이며 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으로 '광고'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OTT를 이용할 때 비용이 중요하다면 광고 요금제를, 오롯이 콘텐츠를 즐기고 싶다면 일반 요금제를 쓰면 된다는 인식이 컸다. 하지만 광고 요금제의 무기였던 '저렴한 가격'의 장점의 빛이 바랜다면 시청자들이 싫어하는 광고의 이미지만 남은 채 확실한 수익 개선에는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광고 요금제를 OTT 시장 반등을 위한 새로운 카드로 삼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광고를 감수할 수 있게 할 수 있도록 보다 확실한 저가 유인책을 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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