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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GG' 이대호 "나이들면 못한단 편견 깨고 싶었다"

등록 2022.12.09 20: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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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로 은퇴 시즌에 골든글러브 품에 안아

"대성통곡할 뻔, 잘 참았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롯데 이대호가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2.12.0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롯데 이대호가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2.12.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사상 최초로 은퇴 시즌에 황금장갑을 품은 이대호(40)가 "40세가 돼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며 한 시즌을 되돌아봤다.

이대호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호명됐다.

이대호는 전체 313표 중 292표를 얻었다. 2위 추신수(SSG 랜더스·14표)를 큰 차이로 제쳤다.

프로야구 역사상 은퇴 시즌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은 이대호가 처음이다. 앞서 이대호와 마찬가지로 은퇴를 예고했던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과 박용택도 마지막 해에는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다.

아울러 이날 40세 5개월 18일인 이대호는 2015년 이승엽이 작성한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39세 3개월 20일)을 약 1년 2개월 늘렸다.

이대호는 올해 은퇴 시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선보였다. 142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331, 23홈런 101타점을 작성하고, 타율·타점·안타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홈런 부문도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이대호는 "은퇴 시즌을 앞두고 준비를 많이 했다. 좋은 성적을 내고 멋있게 떠나고 싶었다"며 "시즌을 치르면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이렇게 웃으면서 떠나고 싶었다. 그런데 좋은 성적을 내고 골든글러브까지 받으면서 지키고 떠나게 됐다"고 감격했다.

"나이가 들어 야구하는 것은 편견하고 싸워야한다"고 말한 이대호는 "나이가 많으면 못한다는 편견을 극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더 많이 노력했다"면서 "시즌 막판 솔직히 체력적으로 떨어졌는데, 팬들이 은퇴 투어 때 많이 와서 응원해주셔서 힘을 얻었다. 이런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스스로에게 더 강하게 채찍질을 했다"고 돌아봤다.

이대호는 "40세가 돼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 것 같다. 40세에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이날 무대 위에 올라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던 이대호는 "진짜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현역으로, 롯데 선수로 마지막 행사라 너무 많이 슬펐다"면서 "그래도 잘 참았다. 한 번 더 터지면 대성통곡 할 것 같았는데 잘 참았다"고 전했다.

그는 "21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좋았던 점도 많았지만 분명히 힘들었던 점도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눈물이 났다. 같이 고생한 아내, 아이들, 장인어른, 장모님 생각에 눈물이 나더라"고 덧붙였다.

이대호의 수상 덕분에 롯데는 무관을 피했다. 롯데가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 것은 2018년 외야수 부문 전준우, 지명타자 부문 이대호 이후 4년 만이다.

"큰 시상식에서 롯데 자이언츠라는 이름을 한 번 더 이야기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한 이대호는 "이대호라는 사람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롯데라는 팀이 있었기 때문이다. 팬과 열기가 많은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해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롯데에서 행복하게 은퇴해 더 좋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 후배들이 더 열심히 해서 더 많은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롯데가 우승에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후배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현역에 대한 미련은 정말 없냐'는 질문에 이대호는 "나는 야구할 때 가장 행복했던 사람이고, 야구는 계속 하고 싶다. 제일 잘하고, 좋아하는 것이 야구인데 떠난다는 것이 솔직히 쉽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후배들이 더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기에 은퇴를 결심한 것이다. 좋은 모습으로 물러나게 돼 기쁘다"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롯데 팬들이 야구장에 많이 안 오시지 않나. 후배들이 열심히 해서 전국에 움츠리고 있는 우리 롯데 팬들을 야구장으로 다시 불러줬으면 좋겠다"며 "롯데 성적이 좋으면 야구장에 다시 오실 분 들이다. 롯데 팬들이 다시 야구장을 많이 찾아 한국 야구가 더 재미있어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인터뷰를 마친 이대호는 "이제 선수로 정말 마지막 인터뷰네요"라며 아련한 표정을 지어보인 후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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