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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회장 면접 시작…막판 판도 변화는

등록 2023.01.31 11:13:00수정 2023.01.31 11: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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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덕 vs 임종룡 양강 구도 속 `다크호스'로 이동연 부각

윤대통령 발언 놓고 업계 `설왕설래'...특정 후보 언급은 아닌듯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재판매 및 DB 금지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이 이번 주로 다가왔다.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포함한 4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내부 출신인 이원덕 행장과 외부 출신인 임종룡 전 위원장간의 양자 구도로 분석한다. 하지만 내부 출신이면서도 외부인사 추천으로 숏리스트에 전격적으로 포함된 이동연 전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사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흘러나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추천위원회는 2차 후보군(숏리스트)에 오른 4명의 후보에 대해 다음달 1일 심층면접과 3일 추가 면접을 거쳐 회장 후보를 최종 추천할 예정이다. 앞서 임추위는 지난 27일 차기 회장 숏리스트로 이원덕 행장과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등 내부인사 2명과 임종룡 전 위원장과 이동연 전 사장 등 외부인사 2명으로 균형을 맞췄다.

업계에서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용퇴 결정 직후부터 일찌감치 이 행장과 임 전 위원장을 유력한 후보로 거론해 왔다. 이 행장은 금리인상기를 맞아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한 성과가 있다. 특히 원만한 대인관계가 강점으로 꼽힌다. 한일은행 출신이지만 상업은행 출신과도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내부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파벌 싸움을 잠재울 만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 전 위원장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금융당국 수장을 지낸 경력과 그동안에 쌓인 정관계 인맥이 자리한다.

외부인사 출신인 만큼 임종룡 전 위원장은 객관적인 조직 쇄신 측면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다는 평가다. 조직 안정이라는 목표 하에 서로 다른 경력의 이 행장과 임 전 위원장이 서로 다른 논리로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셈이다. 

다만 관치 행보라는 비판은 부담이다. 노조 측은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 본사 안에 '관치금융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우리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임 전 위원장에 대해 "우리은행 민영화 때 금융위원장을 지내며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발표하고, 민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자율경영이라며 당시 우리은행장 인사권을 정부가 좌지우지하던 시절을 비판했던 인물"이라며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관치의 보금자리로 전락시킬 수는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다른 외부후보인 이동연 전 사장으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전 사장은 1961년 충남 공주 출신으로 1977년 강경상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우리은행에서 2017년 중소기업그룹장(부행장)에 이어 2019년 우리FIS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2020년까지 근무하며 우리은행 최고정보책임자(CIO)를 겸임했다.

오랫동안 우리금융에 몸담으면서 조직을 잘 알고 있고, 2020년 이후 2년 넘게 떠나 있었음에도 이번에 외부인사 후보로 시장의 예상을 깨고 추천되면서 객관성을 높였다는 평이다.

우리금융에서의 마지막 역할이 우리FIS 대표이사 사장 겸 우리은행 CIO라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우리FIS는 전산시스템 개발 계열사로 이곳의 대표 겸 우리은행 CIO는 정보화시대 급변하는 디지털금융 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임추위는 이번 숏리스트를 선정하면서 후보자들의 전문성과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능력, 도덕성, 업무경험과 함께 디지털 역량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 전 사장은 권광석 전 행장과 함께 행장 숏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우리금융 회장 최종 선발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롱리스트'까지 후보자의 경력과 업무 능력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지만, `숏리스트' 부터 최종 선발까지는 오로지 면접 점수만이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리젠테이션이나 면접 결과에 따라 당락이 바뀔 수 있는 평가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금융위 업무보고를 받고 "금융회사를 포함해 소유권이 분산된 주인없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될 필요가 있다"며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보다 깊이있게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관련 롱리스트(1차 후보)가 어떤 기준과 경로로 작성된 건지, 그중 어떤 방식으로 적격 후보자를 걸러 숏리스트를 만들 건지, 또 그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정량·정성적 평가를 하는 게 선출의 기초일 텐데 과연 이를 위한 적정한 시간이 확보됐는지, 과연 이게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등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관치주의나 `셀프연임'  두 세력 모두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보인다"며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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