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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계 이끄는 '오일머니'…아시안투어도 '별들의 전쟁'

등록 2023.02.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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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나흘간 아시안투어 개막전 사우디 인터내셔널

사우디 국부펀드(PIF) 투자…총상금 500만 달러

LIV 골프 소속 선수들엔 세계랭킹 포인트 쌓을 기회

문경준, 박상현, 김영수 등 한국 선수도 8명 참가

LPGA 유명 선수들도 16일 사우디로

[멜버른=AP/뉴시스]세계랭킹 4위 캐머런 스미스. 2022.12.03.

[멜버른=AP/뉴시스]세계랭킹 4위 캐머런 스미스. 2022.12.03.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중동 자본을 앞세운 이른바 '오일머니'가 골프계 공룡이 되고 있다. 과거 변방으로 취급받던 아시아프로골프투어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투입되면서 '별'들이 모이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지난해 새로운 골프 투어로 출범시킨 LIV 골프 시리즈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대립각을 이루면서 판도를 바꾸고 있는 가운데 PIF가 별도로 후원하는 아시안투어와 기존 DP월드 투어(옛 유러피언투어)의 경쟁구도까지 맞물리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중동의 막대한 자본은 이처럼 그동안 골프계를 장악해온 PGA 투어와 DP월드 투어의 구도를 단숨에 깨뜨렸다.

PIF가 아시안투어에도 대대적으로 투자하면서 새로운 대회 개최를 선언하자 유러피언 투어도 DP월드 투어로 이름을 바꾸고 대회 규모를 키우고 있다.

DP월드는 아랍에미리트(UAE)에 본사를 둔 물류회사로 역시 오일머니를 앞세워 대회 상금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사우디와 UAE 자본이 경쟁적으로 골프대회를 유치하면서 시장을 키우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독재와 언론 탄압, 인권 침해 등으로 얼룩진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한 중동 석유자본의 '스포츠 워싱(Sports Washing)'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일단 오일 머니로 골프계가 커지는 것 자체는 선수와 팬들에게 환영할 만한 변화다.

[베드민스터=AP/뉴시스]2022.07.28.

[베드민스터=AP/뉴시스]2022.07.28.

2일부터 나흘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 경제도시의 로열 그린스 골프&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리는 2023시즌 아시안투어 개막전인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도 오일 머니로 스타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이 대회는 2019년 DP월드 투어로 시작했으나, 지난해 PIF의 LIV 골프 출범으로 DP월드 투어와 사이가 틀어지면서 아시안투어 소속으로 대회가 바뀌었다.

상금 규모도 커졌다. 총상금이 무려 500만 달러(약 61억4000만원)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큰 상금이 걸리면서 유명 선수들의 참가도 늘었다.

특히 PGA 투어를 떠나 LIV 골프에 둥지를 튼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세계랭킹 4위인 캐머런 스미스(호주)가 올해 첫 대회로 아시안투어를 선택했다. 또 필 미컬슨(미국)도 이번 대회가 올해 첫 출전이다.

[찰스턴=AP/뉴시스]필 미컬슨(미국)이 23일(현지시간)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인근의 키아와 아일랜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를 마치고 우승을 확정하며 환호하고 있다. 51세인 미컬슨은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2021.05.24.

[찰스턴=AP/뉴시스]필 미컬슨(미국)이 23일(현지시간)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인근의 키아와 아일랜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를 마치고 우승을 확정하며 환호하고 있다. 51세인 미컬슨은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2021.05.24.

그 밖에도 패트릭 리드, 브라이슨 디섐보,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등 스타들이 즐비하다.

아시안투어는 LIV 골프 선수들도 세계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대회다.

또 PGA 투어의 허락을 받은 캐머런 영, 캐머런 챔프(이상 미국) 등도 출전한다.

한국 선수들도 기름 냄새를 맡고 사우디로 향했다.

한국프로골프(PGA)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를 병행하는 문경준, 박상현, 이태희, 김영수, 장이근, 김비오, 옥태훈, 김민규 총 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오일 머니의 유혹은 여자 골프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이플스=AP/뉴시스] 리디아 고(뉴딜랜드)가 20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 18번홀에서 퍼팅을 놓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리디아 고는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12월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2022.11.21.

[네이플스=AP/뉴시스] 리디아 고(뉴딜랜드)가 20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 18번홀에서 퍼팅을 놓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리디아 고는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12월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2022.11.21.

오는 16일부터 나흘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유럽여자프로골프(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렉스 톰프슨(미국), 전인지, 대니엘 강(미국) 등이 나선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자만 무려 13명이 참가한다.

PGA 투어와 달리 LPGA 투어는 오일 머니에 적대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같은 시간 열리는 LPGA 투어 대회가 없는 점도 유명 선수들의 발길을 옮기게 했다.

총상금도 500만 달러에 달해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수준이다.

LPGA 투어 일반 대회 총상금이 200만 달러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여자 골프 선수들의 사우디 대회 참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게 골프계의 시각이다.

한국 선수도 전인지를 비롯해 김효주, 이정은6, 김아림, 이소미, 임희정, 유해란, 송가은 등 1일 기준으로 참가자가 15명에 달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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