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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회장님]이재용 회장, 골프화 대신 등산화 신는 이유는?

등록 2023.02.04 09:00:00수정 2023.02.13 10: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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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1.26.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1.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편집자주] 산업계 기업 회장들의 발걸음이 닿는 곳에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주간 회장님'은 과거의 경영 활동, 현재의 고민, 미래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오늘도 분주히 움직이는 기업 총수들의 경영 활동을 되짚으며, 그 의미를 발견하려는 코너입니다. 회장들이 만나는 사람과 그들의 동선을 점검해 산업계 총수들이 관심을 갖는 현안과 사업이 무엇인지, 앞으로 그룹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 지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 명산 및 국립공원 탐방"

얼핏 보면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챌린지 같지만 다름 아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버킷리스트다. 이 회장은 수준급의 골프 실력을 갖췄지만 3년 전부터 골프화 대신 등산화를 신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250야드에 달하는 장타자이자 영국왕립골프협회 정회원일 정도로 골프를 오래 했지만 최근 라운딩을 일절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골프 대신 한남동 자택과 가까운 남산이나 서울 북한산국립공원를 자주 찾는다. 그가 새로운 버킷리스트로 명산과 국립공원 탐방을 내세운 것도 이런 이유다.

이 회장이 골프 라운딩을 중단한 것은 '재판' 영향이 일정부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와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 합병 혐의로 수사가 시작되면서 삼성 내 임직원들이 고초를 겪자 "(내가 골프를 치는 것은 그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2020년 가을부터 골프채를 내려놓았다. 대신 이 회장은 등산 스틱을 손에 쥐었다.

이 회장 스스로도 국정농단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에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를 통해 사면·복권을 받았지만 또 다른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 그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자신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일모직 주가를 의도적으로 높이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부당 행위를 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돼 2년 넘게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는 국정농단과 별개 사안이어서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 회장은 매주 목요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오전 10시에 열리는 재판에 출석한다.

지난 2일에도 어김없이 오전 9시40분 검은 정장에 넥타이를 맨 단정한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이 회장은 눈발이 휘날리는 날에도, 54세 생일에도 어김없이 검은 정장에 넥타이를 맨 채 서초동으로 향한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인 이 회장은 공판에 직접 출석해야 하기 때문에 재판정에서 항상 출석을 확인 받고 위증을 하지 않겠다는 선서도 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렇게 재판정을 지킨다.

3주 간격으로 한번씩은 금요일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재판까지 참석해야 한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르면 올 하반기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회계부정 재판 1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한다.

삼성 측은 합리적 경영 판단의 일환이었고 합병 후 경영 실적도 나아졌다며 무죄를 주장한다. 법조계에서는 이 회장이 모든 혐의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이 회장이 받고 있는 부당 합병 혐의(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업무상 배임)의 법정형 하한은 징역 1년 이하로 실형이 아닌 징역형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9월이면 이 회장이 골프채를 내려놓은 지 만 3년이 된다. 올 하반기 1심 선고와 함께 반도체 수요도 상승세를 그릴 전망이다. 이 회장이 올 가을 북한산 백운대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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