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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기억은 왜 시간 지나면 희미해질까?

등록 2023.02.04 09:00:00수정 2023.02.04 09: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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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도둑맞은 뇌'. (사진=인물과사상사 제공) 2023.02.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도둑맞은 뇌'. (사진=인물과사상사 제공) 2023.02.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뭐였더라? 아무리 떠올려도 도통 생각나지 않는 일들이 있다. 사람의 기억은 왜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질까?

대니얼 샥터 미국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책 '도둑맞은 뇌'(인물과사상사)에서 기억의 일상적인 오작동에 대한 통찰을 제시했다. 뇌과학이 발견한 기억의 7가지 오류인 소멸·정신없음·막힘·오귀인·피암시성·편향·지속성을 분석했다. 학습과 기억이 일어날 때의 뇌 활동을 보여주면서 기억의 7가지 오류 원인이 무엇인지 밝힌다.

'소멸'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억이 희미해지거나 사라져버리는 것을 말한다. '정신없음'은 열쇠를 잃어버리고 약속을 까먹는 등 주의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막힘'은 기억에서 희미해진 것이 아니라 갑자기 떠오를 것 같으면서도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내려고 할 때 자주 일어난다.

'오귀인'은 사건을 정확히 기억하지만 그것이 비롯된 출처를 잘못 기억하는 것이다. 예컨대 신문에서 본 내용을 친구가 해준 말로 잘못 기억하는 것이다. '피암시성'은 타인에게서 얻은 정보와 글·사진·미디어에서 본 정보를 자신의 기억 일부라고 잘못 믿는 것을 의미한다.

'편향'은 우리의 지식과 신념과 기분이 새로운 경험이나 그에 대한 기억에 왜곡된 영향을 줄 때 일어난다. 이러한 판단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일어난다. 일단 어떤 사건의 결과를 알고 나면,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던 것처럼 생각한다. '지속성'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우고 싶은 걱정스러운 생각이나 사건을 반복적으로 떠올리는 것을 말한다. 특히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기억의 지속성에 취약하다.

저자는 기억의 오류가 인간 진화의 부산물이라며, 뇌의 기능이 제대로 실현되고 처리되기 위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대가라고 설명한다. 만약 뇌가 우리의 모든 경험을 기억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억이 통제되지 않아 기진맥진해질 것이다. 기억의 세부 사항이 머릿속에 어수선하게 자리잡아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

그는 기억의 7가지 오류가 저주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만, 그것은 기억을 잘 작동하게 하는 특징들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우리 정신의 유산이라고 말한다. 편향은 과거의 경험을 일반화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또다른 대가다. 사건 요점만 기억해서 일어나는 오귀인은 우리의 인지 기능에 필수적인 범주화와 일반화 과정의 부산물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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