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비트코인보다 거래량 많은 테더 위태위태" WSJ

등록 2023.02.03 10:59:33수정 2023.02.03 11:03:4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소수가 지분 독점하며 경영 현황 공개 미흡

1달러 고정 스테이블 코인이나 가격 1달러 안돼

자산 하락하면 인출 사태 감당 못할 위험성

[서울=뉴시스]테더 로고(사진=테더 홈페이지) 2021.7.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테더 로고(사진=테더 홈페이지) 2021.7.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680억 달러(약 83조 원) 규모의 스테이블 코인을 운영하는 테더 홀딩스는 암호화폐 금융에서 핵심적 위상을 차지하며 테더 스테이블 코인 거래 규모가 비트코인을 능가한다.

이처럼 비중이 큰 테더 홀딩스의 설립자 4명 가운데 3명이 금융 문외한이며 테더의 보유 자산이 스테이블 코인을 뒷받침하는데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초기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든 아동 연기자 출신, 성형외과 의사를 하다가 전자제품 수입업을 하던 이탈리아인, 영국 정계 인사 등 테더 설립자 4명이 보유한 테러 홀딩스 지분이 8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테더는 지난해 암호 화폐 붕괴 사태를 견뎌내고 살아남았다. 그러나 테더 역시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개념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테더 구매자들은 테더 홀딩스가 1테더를 1달러로 교환해줄 것으로 믿는다. 이 같은 생각은 테더 홀딩스가 680억 테더를 모두 교환할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믿음에 기초한다. 그러나 테더사의 자산 가치는 유통되는 테더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거의 없다.

테더는 은행이나 MMF과 같은 기존 금융 제도와 흡사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세련된 포트폴리오 관리와 금융거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무엇보다 테더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무너지면 인출사태가 벌어질 위험이 커진다.

한때 830억 달러(약 102조 원)까지 늘었던 테러의 거래 규모는 현재 680억 달러다. 금리 상승으로 테더 보유자들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으면서 테더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테더는 지난해 달러에 비해 가치가 낮았다. 지난해 11월10일의 1 테더 가격은 97.7센트였으며 5월12일에는 95.6 센트였다.

테더 구매자들이 우려하는 대목은 또 있다. 바로 테더사가 테더로 대출을 한다는 점이다. 테더를 1 달러 가치의 다른 화폐로 교환하는 대신 1 테더에 1 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속한 주체에 테더를 대출해준다. 대출이 약속한 대로 상환되지 못하면 유통 테더 전액을 상환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테더 홀딩스는 테더 담보가 충분해 안전하다고 밝힌다. 그러나 셀시우스 사례가 담보 가치 유지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지난 2021년 5월 테더는 셀시우스에 18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를 대출하면서 셀시우스 암호화폐 자산 26억 달러를 담보로 잡았다.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자 테더는 셀시우스의 담보를 처분하는 대신 테더가 지분의 7.73%를 보유한 셀시우스로부터 대출한도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을 대출받았다.

테더사는 주주들에게 테더의 경영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같은 관행은 대부분의 암호화폐에 공통된다. 소유구조와 자산 관리 현황, 암호화폐 하락에 따른 상환 요청에 대한 대응 등에 대해 밝히는 것이 거의 없다. 테더 투자자들이 대출 현황과 담보 현황도 공개하지 않는다. 무너진 다른 암호화폐 회사들도 이 같은 비밀주의와 경험부족, 감독 미비가 큰 위험요인이었다.

테더는 다른 암호화폐 회사들과 함께 2021년 뉴욕 검찰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6100만 달러(약 747억 원)의 벌금을 냈다. 테더를 지탱하는 자산 현황 발표 내용 일부가 엉터리였던 때문이다.

테더는 벌금을 받은 뒤부터 자산 현황 공개를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으나 기존의 금융기관과 비교하면 여전히 공개가 빈약한 수준이다.

테더 홀딩스는 2014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됐다. 설립자 중 한 명인 성형외과 출신 이탈리아인 쟌카를로 데바시니가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최고 재무책임자(CFO)로 일하고 있다. 그의 지분은 2018년 약 43%였다. 그밖에 CEO인 쟝-루이 반 데어 벨데와 법무책임자 스튜어트 회그너가 각각 15%를 보유했었다. 데바시니와 반 데어 벨데는 전자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동업자였다.

설립 당시 참여했던 배우 출신 브록 피어스는 직후 자신의 지분을 처분했으나  자신이 운영하는 블록체인 캐피털 펀드 명의로 되사들였다. 2016년 해킹을 당해 65만 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탈취당한 테더가 영국인 크리스토퍼 하본과 태국인 차크리트 사쿤크리트에게 지분을 넘겼다. 데바시니와 피어스, 뒤의 2명이 자신 또는 관계회사 명의로 테더의 지분 86%를 보유하고 있다.

테더는 금리 상승 덕분에 수익률이 높아졌다. 680억 달러 규모의 자산에 대해 단기 재무부 채권 금리 수준인 연 4.5% 수준의 이익을 내고 있다.

하본은 테더의 지분을 취득한 뒤로 영국 브렉시트당에 1억4800만 파운드(약 222억 원)을 기부했다. 지난해 초 하본은 보수당 정부가 스테이블 코인을 지불 수단으로 채택하는 등 테더 등 스테이블 코인 발행자에 유리한 조건을 마련해 영국을 암호자산 기술의 전 세계 허브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한 직후 보수당에도 거액을 기부했다. 영국 정치 기부금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인 100만 파운드(약 15억 원)을 보리스 존슨 전 총리에게 기부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