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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국·멕시코로…해외로 나가는 MLB, 이유는

등록 2023.02.0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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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이번 시즌 멕시코시티·런던에서 정규시즌 개최

야구 세계화 위해 해외로 눈돌려…2025년에는 파리서 경기 개최 계획도

【런던=AP/뉴시스】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2019 메이저리그(MLB) 런던시리즈 2차전.

【런던=AP/뉴시스】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2019 메이저리그(MLB) 런던시리즈 2차전.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경기가 미국 바깥에서도 열린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묶여있던 '야구의 세계화'에 재시동을 걸고 저변 확대를 노릴 전망이다.

MLB 사무국은 지난 1일(한국시간) 2023시즌 일정을 확정, 발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라졌던 해외 시리즈도 일정표에 다시 등장했다.

김하성의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4월30일~5월1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맞붙는다. 멕시코시티에서 MLB 정규시즌 경기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시카고 컵스는 6월25~26일 영국 런던에서 2연전을 치른다.

'축구 종가' 영국에서 MLB 정규시즌 경기가 펼쳐지는 건 2019년 이후 두 번째다. 2020년에도 런던 시리즈가 계획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불발됐다.

MLB 30개 구단 중 29개는 미국에, 나머지 한 구단인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캐나다에 연고지를 두고 있다.

MLB 사무국이 각 구단들의 연고지를 훌쩍 벗어나 세계 다양한 곳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 차원이 아니다.

더 많은 팬에게 다가가 야구의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둔 움직임이다.

미국 내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로 꼽히는 MLB에도 '야구의 위기'는 남의 일이 아니다.

이미 MLB 미국 내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늘어지는 경기 시간에 떠나는 관중을 붙잡기 위해 진행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규칙도 도입하고 있지만, 관중 감소를 막지 못하고 있다.

사실 야구는 보편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프로 리그를 갖춘 나라도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등 얼마 되지 않는다. 다른 구기 종목들에 비해 장비, 장소 등 진입 장벽도 높다.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에도 초대받지 못한다. 야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12년 만인 2020 도쿄올림픽에서 부활했지만 2026 파리올림픽에선 다시 퇴출됐다.

MLB 사무국 주도로 벌이는 국가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역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축구의 월드컵에 전 세계가 열광하는 것과도 크게 비교된다.
【도쿄=AP/뉴시스】 현역 은퇴를 결심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9.03.22

【도쿄=AP/뉴시스】 현역 은퇴를 결심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9.03.22


그렇다고 여기에 멈춰있을 수는 없는 만큼 MLB는 활로 개척을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팬층 확보를 위한 MLB 사무국의 투자도 거침없다. 야구가 보편적이지 않은 유럽에서 경기를 펼치려는 시도만 보더라도 MLB의 도전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게 야구계의 시각이다.

2019년 처음 런던 시리즈가 개최될 당시 사무국은 국제 규격의 야구장이 없는 런던에서의 경기를 위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축구단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을 야구장으로 변신시키기도 했다.

매치업 선정에도 공을 들였다.

'전통의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맞대결을 당시 런던 시리즈에 편성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두 팀의 만남은 큰 관심을 모았고, 이틀간 12만명의 관중이 찾아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렇게 뿌린 씨앗이 야구의 인기로 돌아올 거란 기대를 품고 있다.

해외를 향한 MLB의 도전은 이미 과거에도 있었다.

MLB가 해외 시리즈를 처음 시행한 건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8월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가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3연전을 치렀다. 몬테레이에서는 1999년 4월과 2018년 5월에도 MLB 정규시즌 경기가 펼쳐졌다.

프로야구리그가 활성화된 일본도 메이저리그가 찾는 단골 해외 개최지다.

2000년 3월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뉴욕 메츠와 컵스전은 5만5000명의 관중을 불러모았다. 2004년, 2008년, 2012년, 2019년에도 메이저리그는 일본에서 경기를 소화했다. 특히 2019년 도쿄돔에서 벌어진 시애틀 매리너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개막전은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의 은퇴 경기로 치러지기도 했다.

이 외에 2014년 호주 시드니, 2001·2010·2018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도 빅리그 경기를 펼쳤다.

MLB의 시장 개척은 계속되고 있다. 일본, 멕시코 등 야구가 활성화돼있는 지역을 넘어 불모지인 유럽 진출 시도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MLB는 지난해 3월 새 노사 협약을 맺으면서 해외 경기에 대한 내용에도 합의했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내년에는 아시아 개막전, 런던, 멕시코시티 경기를 치르게 된다. 2025년에는 일본 도쿄 개막전과 멕시코시티, 산후안뿐만 아니라 프랑스 파리에서도 경기를 연다. 영국만큼이나 야구가 익숙하지 않은 파리에서 MLB의 매력을 알리며 새 팬들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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