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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영진 한화운용 전무 "퇴직연금 3년 뒤 머니무브 예상"

등록 2023.02.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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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운용,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TDF 2위

"연금 적립기, 수령기 투자 전략 달리해야"

"TDF는 검증된 밀키트, 중간 이상의 전략"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채널연금마케팅본부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화금융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02.06.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채널연금마케팅본부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화금융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02.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우리나라는 퇴직연금 도입 후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운용이 많았습니다. 예측하건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운용지정제도) 처음에는 초저위험 중심으로 자금이 들어오고 머니무브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봐요."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채널연금마케팅본부장(전무)는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한화자산운용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퇴직연금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는데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투자 방법에 대한 학습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본부장은 "연금자산은 미래 퇴직 후 자신의 가처분소득, 구매력을 지켜주는 투자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맞춰서 투자해야 한다"며 "글라이드 패스(생애주기 자산배분곡선)를 본인이 그려서 맞춰서 하건 전문기관 투자를 하건 연금 이해는 사실상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폴트옵션 도입) 3년 정도 지나 2026~2027년쯤 되면 중위험, 고위험 디폴트옵션을 선택한 사람들과 수익 격차가 커지고 연금 투자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며 "그때 원래 디폴트옵션 취지대로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는 중위험, 고위험 포트폴리오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고 실질적인 머니무브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시장은 적립금 30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규모가 커졌지만 낮은 관심과 전문성 부족으로 원리금보장상품에 넣어두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지난 2017년 이후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지난해 7월 도입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별다른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퇴직연금 사업자가 미리 정해놓은 상품으로 자동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는 제도다. 퇴직연금 중 회사가 알아서 운용하다가 퇴직할 때 확정금액을 지급하는 확정급여(DB)형 외에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대상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사업자 심의 결과 총 259개 상품이 위험등급 별로 운영된다. 이 중에서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으로 인정받은 실적배당형 220개 상품 중 165개가 타깃데이트펀드(TDF)로 구성됐는데, TDF 시장에서 점유율 7위 수준이었던 한화자산운용이 운용상품수 기준 업계 2위를 차지해 주목받았다. TDF는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 채권 등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주는 생애주기 솔루션 펀드다.

최 본부장은 "5위권 안에만 들어도 선방이라고 생각했는데 2위에 들고 모든 빈티지(목표 시점)가 승인을 받았다"며 "연금이라는 게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안정성과 변동성 측면이 중요한데 평가에서 저희 회사가 상위권에 있었던 건 단기 성과가 아니라 장기 성과에 집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채널연금마케팅본부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화금융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02.06.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채널연금마케팅본부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화금융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02.06. [email protected]


그는 퇴직연금을 통해 연금을 적립해야 하는 시기, 수령해야 하는 시기에 임박한 이들의 투자상품 전략이 달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본부장은 "사회 초년생일수록 정보 비대칭성 등을 고려할 때 직접 투자하려는 노력보다 소득을 늘리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며 "(수령기에 가까워진) 목돈을 가진 분들은 수익률보다 변동성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원금을 지키면서 퇴직 후 매달 급여처럼 수익을 내는 자산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DB형은 연봉을 올리는 전략으로 가고, DC형은 내가 직접 운용해서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투자 운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비용을 최소화해서 줄일 건지, 우량자산을 채워나간다는 관점에서 봐야 하고 변동성을 줄일 방법이 글로벌 자산 배분"이라고 언급했다.

최 본부장은 TDF를 밀키트에 비유했다. 그는 "요리를 할 때 가장 보편적으로 크게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 게 밀키트"라며 "자신의 입맛에 맞게 바꿀 수는 없겠지만 요리에 자신이 없다면 잘 검증된 밀키트로 조리하면 최고의 전략이 될 수는 없어도 중간 이상은 간다"고 언급했다.

퇴직연금은 듀레이션(투자자금 평균회수기간)이 긴 투자인데 개인이 외부 변수를 살피면서 분산투자하고, 포트폴리오를 균형있게 담아 평균 수익률을 쫓아가는게 쉽지 않다면 TDF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의미다.

최 본부장은 한화투자증권 상하이사무소장, 한화그룹차이나 신사업추진팀장, 한화생명 글로벌전략팀 부장, 한화자산운용 중국 법인장 등 중국에서 근무한 이력이 미래를 내다보는 시야를 쌓는데 도움됐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것처럼 경제 규모가 큰 중국도 압축적으로 성장한 시간을 경험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가 보였다"며 "지정학적 환경, 글로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판세를 못읽으면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데 특히 미래 세대는 지금보다 훨씬 초양극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고령화사회가 될텐데 지속 가능하도록 연금제도를 개혁하는 게 중요하다"며 "세대 단절이 아니라 확장 개념으로 가려면 국가, 기업, 금융회사, 개인 모두 역할이 있을 것이고, 금융사는 당장의 경쟁에서 수수료를 많이 받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를 선택한 고객들이 꾸준히 적립금을 쌓고 잘 선택했다고 안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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