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징역 49년…' 전주환, 역대급 1심 선고…역대 사례는?

등록 2023.02.08 06:1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살인 혐의 징역 40년에 스토킹 혐의 징역 9년

2명 살해 중국동포, 김병찬·조주빈 중형 사례

사형 구형한 檢 항소 예고…항소심서 다툴 듯

유족 측도 의사 "피해자 권리, 2심 참여할 것"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인 전주환(31)이 지난해 9월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2.09.21. (공동취재사진) 2022.09.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인 전주환(31)이 지난해 9월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2.09.21. (공동취재사진) 2022.09.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신귀혜 기자 =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동료였던 여성 역무원을 무참히 살해해 사회적인 충격을 줬던 전주환(32)에게 1심 재판부는 징역 40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이 같은 중형을 선고한 배경에는 전주환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이를 보복성으로 저질렀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박정길·박정제·박사랑)는 전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전주환의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40년 선고와 15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전주환의 범행이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범행을 계획하고 그 잔혹성을 비추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적시했다. 전주환이 살인 이전 스토킹 혐의로 인한 재판 과정에서 잘못을 반성하는 듯 행동하면서도 보복을 위한 살해를 저질렀다는 점도 지적했다.

검찰이 구형한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선고되진 않았지만 징역 40년형은 우리 형법상 '역대급' 유기징역형이다.

현재까지 법원이 선고한 유기징역 가운데 최고 형량인 징역 45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형법이 정한 유기징역 상한을 웃돈다. 우리 형법 42조는 유기징역 상한을 30년으로 규정하고, 비슷한 범죄를 반복한 경우 그 형량을 최대 50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이 정하는 가중사유는 처벌 후 3년 이내 같은 범죄를 저지른 누범, 여러 개의 범죄를 저지른 경합범 등이다. 누범은 장기형의 2배, 경합범은 2분의1배로 형이 가중될 수 있다.

전주환은 앞서 스토킹 등 혐의 1심 재판에서 징역 9년을 선고 받았기 때문에, 그의 범죄행위에 대한 1심 심판은 총 징역 49년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스토킹 피해를 수차례 신고해 신변보호를 받던 지난 2021년 11월29일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병찬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1.11.2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스토킹 피해를 수차례 신고해 신변보호를 받던 지난 2021년 11월29일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병찬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1.11.29. [email protected]


징역 45년형이 실제 선고된 사례는 2019년 11월에 있었다. 서울남부지법은 하루 사이 2명을 무참하게 살해한 30대 중국 교포 남성 김모씨에게 1심에서 징역 45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2019년 5월14일 오후 6시47분께 같은 고시원에서 지내던 50대 A씨를 살해하고 불과 6시간이 지나지 않은 오후 11시30분께 역시 같은 고시원에서 살던 30대 B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재판부는 당초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려 했으나, 조현병 등을 앓는 상황을 고려해 유기징역 상한선인 징역 30년으로 감형하고 2명을 살해해 '경합법 가중'을 적용해 형량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형량을 선고 받은 사례로는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40년을 확정받은 김병찬이 있다.

김병찬은 전 여자친구 A씨가 결별을 요구하자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A씨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했다. 김병찬은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재판 과정에서 주장했지만, 법원은 디지털포렌식 결과 그가 범행 방법·도구를 검색했다는 점 등에 근거해 보복 살인으로 판단했다.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 받은 김병찬은 2심에서 징역 40년으로 형량이 늘었는데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형이 확정됐다.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 주범인 조주빈 역시 성 착취 영상물 제작·유포, 범죄집단 조직 혐의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42년을 확정 받았다.

조씨는 2019년 11월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 받고 이듬해 2월 징역 5년을 추가로 선고 받았는데, 항소심 재판에서 두 사건이 병합되며 최종적으로 징역 42년이 선고됐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부조금 문제로 다투다 모친의 장례식날 아버지를 폭행하고 살해한 50대 남성 B씨에게도 징역 30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지난 2016년 5월20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한 시민이 묻지마 살인 피해자 추모글을 남기고 있는 모습.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지난 17일 새벽 서울 서초구의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김모(34)씨에게 살해당한 20대 여성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16.05.20.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지난 2016년 5월20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한 시민이 묻지마 살인 피해자 추모글을 남기고 있는 모습.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지난 17일 새벽 서울 서초구의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김모(34)씨에게 살해당한 20대 여성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16.05.20. [email protected]


부산지법은 지난달 존속살해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1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B씨는 모친의 장례식 날 90대에 가까운 고령의 부친을 주거지에서 둔기로 때려 살해했다. 모친 장례식에 모인 부의금이 많지 않고 부친이 매각한 부동산 시세가 오른 것이 범행 이유였다.

2016년 5월 발생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의 범인 김모씨 역시 중형이 선고된 사례다.

김씨는 사건 당시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한 주점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해 대법원에서 징역 30년을 확정 받았다. 1·2심 재판부는 그가 정신질환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감안하면서도 범행의 중대성을 인정해 중형을 선고했다.

1심에서 징역 40년형을 선고 받은 전주환의 형량은 검찰이 항소를 예고하며 2심에서 다투게 될 전망이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전주환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 선고와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구형했다. 검찰은 전주환에 대한 심리분석 등에 근거해 그가 살인과 같은 중대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피해자 유족 측 역시 항소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전날 선고 직후 유족 측은 "애도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항소심이 진행된다면 형사소송법상 피해자의 법적 권리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항소심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