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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애플페이 韓 온다는데…美서 '삼성페이로 살아남기' 해봤다

등록 2023.02.09 06:00:00수정 2023.02.09 06: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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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언팩' 기간 중 美서 삼성페이 결제로 일상생활 영위

프랜차이즈·식당·카페·마트 등 대부분 장소서 '삼성페이 결제' 가능

실제 활용도 높지만 현지인 인식은 아쉬워…美는 '애플페이' 천하

애플페이 韓 진출 공식화한 애플…삼성페이 텃밭 지키기도 주목

[샌프란시스코=뉴시스]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한 마트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해 결제를 하고 있는 모습. 카드 단말기에 애플페이, 구글페이,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나와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샌프란시스코=뉴시스]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한 마트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해 결제를 하고 있는 모습. 카드 단말기에 애플페이, 구글페이,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나와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의 간편결제서비스 '애플페이'가 마침내 국내 출시를 공식 발표하며 한국 상륙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간 국내 간편결제서비스 시장을 사실상 지배해 온 삼성전자로써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애플페이가 삼성전자의 '텃밭'에 진출하는 가운데 애플의 텃밭인 미국에서의 삼성페이 입지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에서도 삼성페이로만 생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했다. 한국에도 있는 유명 글로벌 프랜차이즈는 물론, 현지의 개인 식당이나 마트, 작은 기념품 가게, 옷 가게, 유원지, 관광지 등 거의 모든 곳에서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했다.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행사 참석을 위한 약 한 주간의 미국 출장 기간 동안 현지에서 삼성페이를 적극 활용해봤다. 삼성페이를 통한 해외결제는 삼성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 등 '마스터' 브랜드가 있는 카드 뿐이지만, 별도 등록 절차를 거치기만 하면 국내와 똑같이 결제가 가능했다.

카드 등록을 마친 이후 식당, 편의점, 카페 등을 이용할 때마다 "Can I use Samsung Pay?(삼성페이 사용이 가능할까요?)"를 물으며 결제를 시도했다. 대부분의 미국 내 매장에는 카드 결제 단말기에 애플페이·구글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있었는데, 삼성페이의 경우 경쟁 서비스와 달리 안내 마크가 부착된 경우가 비교적 드물었다.

삼성페이 마크만 없는 만큼 결제가 가능할까라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기우에 그쳤다. 국내와 똑같이 지문으로 인증을 한 뒤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갖다대니 무사히 결제가 이뤄졌다.

출장 기간 동안 삼성페이 결제를 진행했던 매장은 스타벅스, 세븐일레븐, 샌프란시스코 시내 개인 식당, 비(非)프랜차이즈 마트, 소규모 기념품 상점, 옷 가게, '유니버셜 스튜디오' 내 기념품 상점 등이다. 일상 생활에서 자주 방문하게 되는 식당이나 카페, 편의점은 물론 관광지에서까지 모두 삼성페이 사용이 가능했던 만큼 사실상 미국에서도 한국처럼 지갑 없이 생활하기가 가능한 셈이다.
[샌프란시스코=뉴시스]미국 샌프란시스코 내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페리빌딩에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 '블루보틀'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한 결제에 실패한 모습. 이후에도 수차례 삼성페이 결제를 시도했으나 끝내 결제가 불발됐다. (사진=윤현성 기자)

[샌프란시스코=뉴시스]미국 샌프란시스코 내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페리빌딩에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 '블루보틀'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한 결제에 실패한 모습. 이후에도 수차례 삼성페이 결제를 시도했으나 끝내 결제가 불발됐다. (사진=윤현성 기자)


다만 이처럼 실제 사용 가능 여부와 달리 삼성페이의 상용화 인식은 비교적 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 사용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당연하지"라고 답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삼성페이를 생소하게 여기는 직원들도 있었기 때문. 일부 매장에서는 삼성페이 자체를 처음 듣는다는 듯한 반응도 있었고, 삼성페이를 알고는 있지만 결제 가능 여부는 모르는 듯 "일단 결제를 한번 시도해보자"는 이들도 있었다.

나아가 미국 내 삼성페이 결제가 100%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 내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페리빌딩에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 '블루보틀'에서는 삼성페이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매장에서는 카드 단말기 자체가 다른 곳과는 다소 다른 모양을 띄고 있었는데,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수차례 삼성페이 결제 시도가 모두 불발됐다.

이같은 결제 불발이 삼성페이 자체 등의 문제라기보다는 해당 매장의 네트워크나 기기 문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애플페이 등의 지원이 가능한 NFC 단말기라면 삼성페이 결제가 안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특정 브랜드 매장에서 삼성페이 결제가 불가했다 하더라도 이를 삼성전자와 해당 브랜드 간 제휴 문제나 삼성페이의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며 "여타 간편 결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단말기라면 기술적으로 삼성페이도 당연히 가능하다. 수차례 시도에도 결제가 안됐다면 결제를 시도한 단말기 자체의 문제나 당시의 네트워크 문제를 의심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삼성페이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삼성페이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국내의 삼성페이와 같이 애플페이가 완전히 보편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연령대를 불문하고 많은 갤럭시폰 이용자들이 결제·교통카드 등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하듯 애플페이가 똑같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매장이면 대부분 삼성페이 이용이 가능하긴 했지만, 매장 측과 소비자 모두 삼성페이에 대한 인식이 떨어진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애플은 이처럼 자국에서 '국민 페이'로 자리 잡은 애플페이를 한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라고 8일 공식 발표했다. 현재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페이를 위협할 수 있는 막강한 경쟁자가 나타난 셈이다. 삼성전자는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설 제기 이후 발빠른 입지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동통신 3사와 협력을 통한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 세계최초 UWB(Ultra-Wideband, 초광대역) 기반의 '디지털 홈 키' 기능 등 독자 서비스를 잇달아 추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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