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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그리스·이집트에 월드컵 공동 개최 제안

등록 2023.02.08 10: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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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이어 중동 개최 지지 어렵다고 판단

3개 대륙에서 동시 진행 방안 제시하고

경기장 등 건설 비용 모두 대겠다고 약속

48 경기중 36 경기 사우디 개최하는 조건

[도하=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 월드컵 트로피가 등장해 있다. 2022.11.21.

[도하=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 월드컵 트로피가 등장해 있다. 2022.11.2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그리스와 이집트에게 2030년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는데 동의할 경우 축구 경기장 등 인프라스트럭처 건설비 전부를 대겠다고 개인적으로 약속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는 대신 모든 월드컵 경기의 4분의 3을 사우디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지난해 여름 만난 자리에서 사적 대화를 나누면서 수십억 유로의 건설비 부담을 제안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그리스와 이집트의 개최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대신 48차례의 축구 경기의 75%를 사우디에서 개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같은 사실이 폭로됨으로써 사우디가 막대한 석유 재산을 동원해 월드컵 개최권을 매수하려 시도한다는 비난이 쇄도할 전망이다.

세계축구연맹(FIFA) 회원국들이 사우디를 지지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방안으로 월드컵을 3개 대륙에서 개최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는 카타르가 지난해 월드컵을 주최한데 이어 중동에서 다시 월드컵을 주최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030년 월드컵 유치전에는 사우디와 그리스, 이집트 외에도 유럽의 스페인, 포르투갈, 우크라이나와 남미의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칠레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이집트의 경우 사우디의 조건을 받아들일 경우 아프리카 회원국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고 그리스의 경우 유럽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

사우디는 권투, 유럽 축구, 포뮬러 1 자동차 경우, 골프 투어 등 주요 스포츠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사우디 국부펀드가 영국 플리미어 리그 축구팀을 사들였고 2027년 아시안컵 축구대회도 개최한다.

그러나 월드컵 개최를 노리는 사우디의 의도는 스포츠를 넘어 사우디를 아프리카유럽아시아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 프랑스 스케마경양대학원 세계정치경제 및 스포츠 담당 교수 사이먼 채드윅은 “사우디가 새 세계 질서의 중심이 되려한다”면서 “사우디가 다양한 국제 문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올림픽을 개최한 그리스는 당시 90억 유로를 들여 경기장 등 시설을 건설했으나 올림픽이 끝나면서 대부분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10년 이상 침체에 빠져 긴급구제를 받은 그리스에선 월드컵 개최로 경제난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또 2019년 집권한 그리스 신민주당 정부는 튀르키예 견제를 위해 중동국가들과 관계 강화를 추구해왔다.

미초타키스 총리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사우디에 군사 장비와 병력을 파견했고 지난해 7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그리스를 방문했다.

사우디는 또 이집트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6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만난 빈 살만 왕세자는 수십 억 유로를 투자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2030년 월드컵 개최지 결정은 올 연말 투표 절차가 공개된 뒤 내년에 이뤄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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