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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 비극…건물 잔해 깔려 숨진 딸 손 놓지 못하는 父

등록 2023.02.08 15:12:53수정 2023.02.09 09: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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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발생 당시 자고 있던 15살 딸 대피 못해 사망

절망 속에서도 극적인 생환 소식 이어져

죽은 산모와 탯줄로 연결된 채 구조된 신생아

[아프린=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주 아프린 마을의 어린이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신생 여아가 치료받고 있다. 이 신생아는 지진으로 붕괴한 5층 아파트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고 아이 엄마는 현장에서 출산 직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3.02.08.

[아프린=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주 아프린 마을의 어린이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신생 여아가 치료받고 있다. 이 신생아는 지진으로 붕괴한 5층 아파트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고 아이 엄마는 현장에서 출산 직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3.02.08.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 피해 현장에서는 지진으로 자녀를 잃은 절망적인 사례가 전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보도한 사진에는 튀르키예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의 무너져 내린 아파트 잔해 옆에서 찍힌 한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을 수색하는 동안, 사진 속 남성인 메수트 한제르는 웅크리고 앉아 숨진 15살 난 딸 이르마크 한제르의 손을 꼭 잡고 있다.

강진 발생 당시 침대에 누워 자고 있던 이르마크는 대피하지 못하고 콘크리트와 창문, 벽돌 등 건물 잔해에 깔려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와 시민들의 노력에도 아직 이르마크는 잔해 더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황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사진 속 부녀의 모습만큼 강진의 피해를 잘 드러내는 사진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절망 속에서도 극적인 생환 소식은 이어졌다.

이날 시리아 북서부에선 지진의 폐허 속에서 출산을 하다 사망한 산모와 여전히 탯줄로 연결돼있던 신생아가 구출됐다.

붕괴된 건물 밑에서 10시간 만에 이 여아를 구출한 주민들은 아기가 산모와 탯줄로 연결된 채 힘차게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아기의 가족 중 생존자는 이 아기가 유일하다.

아기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인큐베이터 안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진은 구조 당시 아기의 체온은 35도까지 떨어져 있었고 몸 여러 곳에 멍이 들어있었지만,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전했다.

소셜 미디어에는 현장 구조대가 폐허에서 아직 탯줄이 달린 아기를 꺼내 담요로 감싸는 장면이 공유되기도 했다.

산모 아무 하디야는 출산 중에는 의식이 있었지만 이내 사망했으며, 아기는 구출되기 전 몇 시간을 홀로 견뎌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일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8와 7.5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81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는 최소 3만9200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지금도 시신이 계속 발굴되며 늘어나고 있다.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7일 저녁 튀르키예에서만 최소 5894명이 숨지고 3만 4810명 이상이 부상 당했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반군이 운영하는 민방위 조직인 '하얀 헬멧'과 시리아 당국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만 2270명이 사망했다.

양국 사망자 수가 총 8164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구조 당국과 민간 구호단체 등은 필사적인 생존자 수색과 구조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구조 작업은 강진 이후 수백 차례 여진이 계속돼 도로가 파괴된 데다 악천후가 겹치며 차질을 빚고 있다.

튀르키예는 지진 피해가 큰 남동부 10개 주를 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3개월 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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