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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도 힙합 아이돌이었다…하이브, 美 힙합레이블 인수

등록 2023.02.09 14: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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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베이비·릴 야티 등 속한 'QC 미디어 홀딩스' 인수계약 체결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피에르 'P' 토마스 QC 미디어 홀딩스 CEO, 케빈 '코치 K' 리 QC미디어 홀딩스 COO, 스쿠터 브라운 하이브 아메리카 CEO. 2023.02.09. (사진 =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피에르 'P' 토마스 QC 미디어 홀딩스 CEO, 케빈 '코치 K' 리 QC미디어 홀딩스 COO, 스쿠터 브라운 하이브 아메리카 CEO. 2023.02.09. (사진 = 하이브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HYBE)가 힙합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QC Media Holdings)'를 인수한다.

하이브의 미국 본사인 하이브 아메리카는 QC 미디어 홀딩스 지분 100%를 314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미국 애틀랜타에 거점을 둔 QC 미디어 홀딩스는 지난 2013년 피에르 'P' 토마스(Pierre 'P' Thomas) CEO와 케빈 '코치 K' 리(Kevin 'Coach K' Lee) COO가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힙합 분야에서는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레이블로 통한다. 릴 베이비(Lil Baby)와 릴 야티(Lil Yachty), 미고스(Migos), 시티 걸스(City Girls) 등이 QC 미디어 홀딩스와 함께 하고 있다.

토마스 CEO와 리 COO는 하이브의 주주 자격을 획득,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토마스 CEO는 "이제는 힙합 음악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때"라며 "우리의 가치를 이해하고 높이 평가하며, 열정을 지닌 하이브와 공통된 비전 아래 오랫동안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 COO는 "하이브를 파트너로 선택하게 된 것은 비전과 전략, 그리고 애틀랜타에 기반한 힙합 장르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모색할 수 있는 플랫폼에 매료됐기 때문"이라며 "하이브의 미래지향적 접근법을 기반으로 우리의 사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AP/뉴시스] 릴 베이비

[서울=AP/뉴시스] 릴 베이비

QC 미디어 홀딩스 인수는 하이브 아메리카의 스쿠터 브라운 CEO 주도로 진행됐다. 20여 년간 QC 미디어 홀딩스 주요 관계자들과 사업적 유대를 형성해온 브라운 CEO는 "힙합 장르를 사업전략에 포함시키는 것이야 말로 하이브의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고 판단했다"며 "혁신성과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힙합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 아티스트들을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의 이번 인수는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함과 동시에 중장기 성장 방안인 멀티 레이블 전략을 한층 더 고도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북미지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장르에 해당하는 힙합 분야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장르 다양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해당 장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아티스트와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하이브는 자평했다. K팝 아티스트의 아시아 음악시장 진출을 위한 계기 또한 마련했다.

사실 하이브의 핵심인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근래 주로 팝 댄스 풍의 곡을 선보였지만 초창기 정체성은 힙합이었다. 특히 리더 RM은 방탄소년단으로 데뷔하기 전 언더그라운드 힙합 크루 '대남협'(대남조선힙합협동조합)에 속해 있었다. 방 의장은 RM을 주축으로 한 힙합 그룹을 구상했다. 방탄소년단과 꾸준히 작업해온 하이브 산하 빅히트 뮤직의 피독(강효원) 수석 프로듀서 역시 힙합에 대한 애정을 표해왔다. 피독이라는 활동명도 프로듀서(Producer)와 미국 힙합 거물 스눕독(SnoopDogg)의 '독(Dogg)'을 합친 것이다.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피독이 참여한 정규 1집 '다크&와일드(DARK&WILD)'(2014) 수록곡 '힙합성애자'(Hip Hop Phile)에서 피독과 함께 스눕독에 대한 존중심을 표했다. 피독, RM, 슈가, 제이홉이 노랫말을 함께 만든 이 곡에서 "남들처럼 제이-지(Jay-Z), 나스(Nas) 물론 클래식한 일매틱(Illmatic)과 '도기스타일(Doggystyle)"이라고 언급하는데, '도기스타일'은 스눕독의 데뷔 음반(1993) 제목이다. '일매틱'은 힙합 거장 나스의 데뷔음반이자 힙합계의 전설적인 명반 제목이다.

힙합계의 전설과 명반들을 연달아 언급한 '힙합성애자'는 데뷔 초창기 힙합 아이돌 그룹을 표방한 방탄소년단과 이들을 프로듀싱한 피독의 힙합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곡으로 평가 받는다.
[서울=뉴시스] 힙합 아이돌 그룹을 표방하던 방탄소년단 활동 초창기 시절 . 2023.02.09.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힙합 아이돌 그룹을 표방하던 방탄소년단 활동 초창기 시절 . 2023.02.09.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에도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틈 날 때마다 힙합에 대한 애정을 표해왔다. 지난해 6월 발매한 앤솔러지 음반 '프루프'에 실린 '본 싱어(Born Singer)'는 힙합 뮤지션 제이콜(J.Cole)의 노래에 데뷔 1개월을 맞은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활동하며 느낀 바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역시 '프루프'에 실렸던 '달려라 방탄'은 강렬한 업템포 힙합 장르의 곡으로, 데뷔 초 방탄소년단의 자유분방한 패기를 느낄 수 있다. 제이홉이 작년 7월 발매한 첫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 역시 힙합을 기반으로 삼았다.

박지원 하이브 CEO는 "QC 미디어 홀딩스는 힙합을 통해 북미 음악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하이브와 QC 미디어 홀딩스는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함께 운영해 나가며 성취할 수 있는 미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말했다.

방 의장은 "QC 미디어 홀딩스와의 파트너십은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기술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혁신하려는 성장전략의 중요한 퍼즐 중 하나"라면서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힙합 장르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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