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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현천 수사 재개…계염령 문건 의혹이란?

등록 2023.03.29 13: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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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촛불집회 당시 기무사서 문건 작성

군대 투입해 국민 기본권과 국회·언론 등 통제

조현천, 29일 오전 6시34분께 인천국제공항 입국

직접 계엄령 문건 작성 지시하고 보고했다는 의혹

[인천공항=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근혜 정부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 6년만인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검찰에 체포돼 이송되고 있다. 2023.03.29. kkssmm99@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근혜 정부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 6년만인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검찰에 체포돼 이송되고 있다. 2023.03.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박근혜 정부시절 이른바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29일 미국에서 자진 귀국, 검찰에 체포됐다. 조 전 사령관은 문건 작성에 가장 직접적으로 개입한 인물로 알려진 만큼 검찰 수사 재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오전 6시34분께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조 전 사령관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청사로 이송했다. 지난 2017년 12월 미국으로 도주한 지 5년3개월 만이다.

조 전 사령관은 지난 2017년 2월 '계엄령 문건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뒤 직접 계엄령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계엄령 문건 공개부터 기소 중지까지

계엄령 문건 의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한 촛불집회 당시, 이를 진압하기 위해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에서 계엄 문건을 작성했다 게 골자다.

탄핵 심판 이후를 가정해 계엄령을 검토한다는 내용과 군대를 투입해 집회와 시위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국회와 언론을 통제하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해당 문건은 지난 2018년 7월 군인권센터 등이 서류를 공개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은 특별 수사를 지시했고, 검찰은 군·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을 꾸려 약 3개월간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문건 작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조 전 사령관이 지난 2017년 12월 미국으로 출국해 문건 작성 경위와 실행 계획 여부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합수단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고 박 전 대통령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등에 대해서는 참고인중지 처분을 내렸다.

당시 불기소이유통지서를 살펴보면, 합수단은 기무사에서 작성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국면별 대비방안', '현 시국 관련 국면별 고려 사항', '통수권자 안위를 위한 군의 역할' 등 3건의 문서에서 계엄 선포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고 파악했다.

또 조 전 사령관이 계엄 문건을 작성해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고, 위수령 및 계엄의 구체적 수행방안이 기재돼 있는 등 공격의 대상과 목표가 설정돼 있다고 봤다. 그러나 실제 행위로 나아간다는 확정적 의미의 합의인지, 위험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조 전 사령관의 진술이 필요하다며 현 단계에서는 명확하게 규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계엄 문건 작성에 관련됐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대통령이 서명하도록 돼 있는 문건이 다수 포함돼 있고, 계엄 선포에 대한 최종 결정권자이며 기무사령관이 필요시 직보해온 점을 들어 교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실제 지난 2016년 12월5일 조 전 사령관이 청와대를 방문한 정황도 확인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근혜 정부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 6년만인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검찰에 체포돼 이송되고 있다. 2023.03.2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근혜 정부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 6년만인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검찰에 체포돼 이송되고 있다. 2023.03.29. [email protected]


검찰 수사 쟁점은…내란음모 적용될까

조 전 사령관의 귀국으로 검찰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내란음모 혐의 적용 여부다. 내란음모는 2명 이상이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는 구체적인 합의가 있어야 하고 실질적인 위험성이 인정돼야 하는데, 앞서 합수단은 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을 다수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계엄 문건의 위법성 여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합수단은 문건 작성에 연루된 장군들을 줄줄이 구속 기소한 바 있는데 당시 재판부는 계엄문건 작성 업무를 은폐했는지 여부만 들여다 봤다. 조 전 사령관이 해외로 도주하면서 사실상 문건 자체의 위법성 여부는 따져보지 못했다. 이에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을 상대로 문건 작성 경위와 의도, 목적 등을 물어 위법성 입증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참고인들에 대한 수사 재개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조 전 사령관의 급작스러운 귀국은 현재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체포된 상태로 입국장을 나온 조 전 사령관은 취재진 질의에 웃음을 보이는 등 자신의 무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계엄 문건 작성의 책임자로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로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기 위해서 귀국했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계엄문건 본질이 잘 규명되고, 또 국민들이 그동안 많은 의혹을 가졌는데 그런 의혹이 최소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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