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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트럼프 유죄 판결의 변수는 6가지 방어논리"

등록 2023.03.31 10:37:29수정 2023.03.31 14: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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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 트럼프, 회계기록 작성 관여 여부 주목

"코언·대니얼스 증인 믿을 수 없다" 주장 가능

피해자 '금전' 사취 의도 조항 해석도 관건

[웨이코=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성관계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기소하자 결백을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전용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웨이코=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성관계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기소하자 결백을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전용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기소된 것과 관련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건에서 유죄판결이 내려진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글을 실었다. 다음은 뉴욕 법률회사 앤더슨킬 소속 화이트칼라 범죄 부분 공동 책임 변호사인 이선 그린버그와 샘 브레이버먼이 기고한 글 요약.

트럼프가 뉴욕주 형법 175조10항 위반으로 기소되면 E 클래스 범죄에 대한 최대 4년 형을 선고받고 주 형무소에 수감될 수 있다. E클래스 범죄는 기업회계부정에 관한 범죄다.

검찰은 트럼프가 트럼프 재단이 포르노 스타 스토니 대니얼스에게 지불한 13만 달러의 용처를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기소하는데 더해 이 같은 행위가 돈을 대신 지불한 마이클 코언 변호사를 처벌한 연방선거법 위반 범죄를 감추기 위한 의도에 따른 것으로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코언 변호사는 2018년 8월 유죄판결을 받고 연방 교도소에 수감됐었다.

트럼프 변호인단의 방어 논리를 살펴보자. 

우선 입막음 대가 지불이 “변호사비”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다른 목적을 위한 비용 지불은 어떤 경우에도 “변호사비”가 될 수 없다.

두 번째 트럼프측은 정치적 이유에 따른 편파적 기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의미 있는 주장일 수 있으나 법률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사법부는 권력 분립을 존중하기 때문에 웬만한 증거가 없이는 검찰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의도를 판단하지 않는다.

세 번째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코언 변호사지 트럼프가 아니기 때문에 검찰이 트럼프 재단의 회계부정을 경범죄가 아닌 중범죄로 기소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뉴욕주 법은 피고가 감추려한 범죄가 피고 자신에 의해 저질러져야 한다는 점과 연방법이 아닌 주법을 위반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취약한 위의 세 가지 방어 논리를 넘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어 논리가 있을 수 있다. 

우선 회계 부정 처벌 조항이 피고가 직접, 또는 제3자로 하여금 기업회계 기록을 허위 기재하도록 했다는 점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트럼프 재단의 어떤 회계 기록이 허위이고 트럼프가 그 기록을 남기도록 하는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재단 CEO로서 트럼프는 회계 기록 업무에 주도적 역할을 하지 않았을 수 있다. 대통령 당선 뒤에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따라서 검찰이 대니얼스에게 지급된 돈이 트럼프 재단 회계장부에 어떤 명목으로 기록됐음을 트럼프가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합리적 의심 이상으로 입증할 수 있을지가 확실하지 않다. 이를 뒷받침하는 코언 변호사의 증언이나 익명의 트럼프 재단 직원의 증언이 있을 수 있다. 증언이 없다면 사건은 성립할 수 없다.

둘째, 회계 허위 기록 관련 뉴욕주 법 조항은 “사취 의도”의  의미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피고가 피해자의 돈, 재산 등 금전상의 이익을 빼앗으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의미다. 검찰의 주장은 트럼프가 허위 기재한 의도가 연방 선거 당국과 유권자를 속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판례에 따르면 피해자의 돈을 빼앗으려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측이 가장 앞세워야 할 방어 논리는 사실관계다. 변호인단은 분명 배심원들에게 코언과 대니얼스의 증언을 믿을 수 없다고 강조할 것이다. “유명” 증인들의 증언이 신뢰할 수 없다고 공격하는 것만큼 변호사의 구미가 당기는 일은 없다. 코언 변호사는 의회 허위 증언과 연방 세금 신고 누락 등 거짓말을 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또 대니얼스에 대해 상충되는 여러 발언을 한 것도 그의 증언의 신뢰성을 공격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대니얼스에 대해서도 변호인단은 그의 직업과 과거 발언을 근거로 증언을 믿을 수 없다고 공격할 것이다. 변호인단은 그가 입막음 돈을 받고 말을 바꾸었다는 점을 파고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검찰이 제시한 증거들이 모두 채택되더라도 트럼프가 피해자의 돈이나 재산을 사취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요건을 충족했느냐를 두고 지루하고 따분한 법률적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다만 트럼프는 지금까지 지루하고 따분한 법률적 해석에 매달린 적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 문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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