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풀죽은 2차전지株…주가 반등은 언제?

등록 2024.05.22 04: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에코프로머티, 2대 주주 블록딜 매각에 주가 급락

[서울=뉴시스]이종혜 기자 = 최근 2차 전지 관련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이 악화된 데다, 일부 기업에선 대주주 물량까지 출회된 탓이다. 전문가들은 수익성 회복돼야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는 전날 12.52% 하락한 9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9만3200원에서 출발한 에코프로머티는 하락폭을 늘려가며 약보합세를 이어갔다.

지난 20일에는 4.78% 상승하면서 열흘 만에 10만원대를 탈환했으나 이날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9만원대로 내려왔다. 지난 1월 최고가인 23만원을 기록했던 에코프로머티의 주가는 연초 대비 60% 이상 빠진 셈이다.

급락 이유는 2대 주주인 블루런벤처스(BRV)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 영향이다. 보호예수가 해제된 직후 장내 매각을 통해 현금화에 나선 것이다. 블록딜 방식으로 총 1억5000만달러(약 2041억원) 규모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을 매각했다. 지분율 기준으론 약 3.2% 규모다. 가격은 이날 종가인 주당 10만3000원 대비 9.7% 할인율이 적용된 주당 9만3657원에 책정됐다.

에코프로머티는 지난 17일 전체 상장주식 수에서 32.59%를 차지하는 2248만2253주의 보호 예수가 풀리면서 '오버행'(대량 매각 대기 물량)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블루런벤처스는 윤관 대표가 이끄는 벤처캐피탈(VC)다. 윤 대표는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으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맏사위다. BRV는 두 개의 펀드(BRV Lotus Growth Fund 2015, L.P., BRV Lotus Fund III, L.P.)를 통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총 24.43%를 보유했다. BRV가 2017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설립 당시 투자자로 참여한 후 5년간 네 차례에 걸쳐 1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올 1분기 실적도 악화됐다.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 하위 20사에 LG에너지솔루션와 함께 포함됐다. 에코프로머티는 129억원 영업 손실로 적자전환됐다.

실적 부진의 핵심 이유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악화 때문이다. 게다가 리튬 등 주요 원재료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원재료 투입과 재품 판매 시점의 차이 때문에 수익성이 하락하는 '역래깅'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머티가 국내 최대 전구체 생산 능력을 보유한 만큼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해외우려단체(FEOC)로부터 핵심 광물을 가공한 전구체까지 비(非) 중국산 공급망 확보가 필요하다"라며 "전구체는 최소 50만톤 이상이 필요한데 에코프로머티가 국내에서 가장 높은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증설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제품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양극재 업체뿐만 아니라 셀, OEM 업체들의 비중국산 전구체 밸류체인 확보 움직임으로 추가 고객사 확보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에코프로머티를 비롯한 2차 전지 기업들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탑라인에서 전기차 세일즈가 막혀있는 상태고 중국과 가격경쟁이 쉽지 않은데다 배터리. 소재 재고조정이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기업 간 차이는 있겠지만 2차 전지 기업들은 연내에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4분기부터는 리튬·니켈 가격 상승세와 일부 모멘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대략적으로 재고 조정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리튬 가격 반등이 양극재 판가로 반영되는 3분기부터는 양극재를 포함한 배터리 셀 판가 반등에 따른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기술 경쟁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간 설비 투자, 양산에 투입된 비용이 기술 경쟁력 확보로 이동하는 2차 전지 패러다임 전환이 발생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설비 증설을 늦추고 있고 업체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며 "전고체, 실리콘 음극재 등 차세대 기술을 확보한 기업만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