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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파격적 '정책 유턴' …강경보수서 중도로 이동

등록 2017.04.13 12: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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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7.4.13.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7.4.13.

하룻동안 中 환율조작·나토· 러시아 정책 등 입장 변화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사이에 주요 정책을 뒤집는 등 정책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CNN, 더힐,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이 12일(현지시간) 일제히 지적했다. 이런 정책 대전환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보수 입장에서 중도로 이동하고 있다면, 그동안 백악관 내에서 강경보수 정책을 이끌었던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및 선임고문의 영향력 쇠퇴를 보여주는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중국이 불공정 무역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이달 초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중국과의 관계에서 보다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의 관계는 미군의 시리아 공군기지 폭격을 계기로 멀어지고 있다. 

 다음은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뒤집은 정책들이다.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며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대선 때 했던 발언과 비교해 180도 바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대중 무역적자를 거론하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SJ 인터뷰에서 "중국이 지난  몇 개월 간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 그들은 환율조작국이 아니다"고 말했다.

 ◇연준 정책 방향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해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 인터뷰에서 "나는 그(옐런 의장)를 좋아한다. 그를 존중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옐런 의장의 정책 행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의장 임기 연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옐런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의장 임기 연장에 대해 "(그것을 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에 대한 평가

 수출입은행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도 달라졌다.

 대선 캠페인 때 수출입은행을 없애겠다고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수출입은행을 통해) 많은 중소기업들이 정말로 도움을 받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다른 나라들도 (자국의 중소기업들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가 지원을 하면 우리는 엄청난 손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팜비치=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에서 만찬을 시작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2016.04.06 

【팜비치=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에서 만찬을 시작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2016.04.06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출입은행 이사회 공석 3자리 중 2자리를 채워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수출입은행은 5명의 이사회 임원 중 3자리는 공석인 상태로 유지했다. 보수파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내 보수파 의원들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는 수출입은행의 수출지원이 정실 자본주의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토 무용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을 마친 뒤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존과는 다른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나토가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토는 더 이상 무용지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동안 나토가 테러리즘에 효과적으로 맞서지 못했고 회원국들이 분담금을 충분히 내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토 무용론은 철회했지만 나토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2%를 분담금으로 낸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러시아와의 밀월 관계

 트럼프 행정부 들어 한층 가까워진 미국의 러시아의 관계가 미국의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을 계기로 바뀌고 있다. 트럼프는 러시아에 대해 기존과 달라진 발언으로 서방 국가들을 안심시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12일 트럼프는 "나는 일정기간 푸틴을 지켜봤다. 푸틴 그리고 러시아가 함께 나아가면 멋진 일이 될 것이다"라며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그 반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틸러슨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푸틴을 만났다. 틸러슨과 푸틴의 회담은 어렵게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트럼프 취임 이후 미러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틸러슨은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 관계가 '최악의 상태(a low point)'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는 "시리아에서 무고한 여성과 어린이들, 예쁜 아이들이 희생됐다"며 시리아 폭격 계기를 설명했다.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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