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 로스 "IMF의 미국 보호무역 비판 터무니없어"

【워싱턴=AP/뉴시스】윌버 로스 상무장관(왼쪽)과 벌링튼 노던 산타페 철도회사의 맷 로젤리슨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기업 CEO들의 회의 참석하고 있다 .2017.04.12
로스 상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의 반기 연차총회를 앞두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주요 영역에서 가장 덜 보호주의적이다. 유럽에 비해 덜 보호주의적이며, 일본·중국에 비해서도 덜 보호주의적”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이 3개 지역들과 교역에서 모두 적자를 보고 있다. 그들은 자유무역을 거론하지만, 사실은 그들의 (교역) 관행은 보호무역주의적”이라고 지적한 뒤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위해 어떤 일이라도 하려고 할 때, 그들은 그것을 보호무역주의라고 부른다. 그것은 터무니없는(rubbish)일"이라고 거듭 각을 세웠다.
로스 장관이 ‘터무니없다’는 표현까지 동원해 불쾌감을 토로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유보하는 등 국제교역에 대해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강성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는 앞서 14일 중국과 함께 일본, 독일, 한국, 대만, 스위스를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했다.
그는 이어 라가르드 IMF총재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해온 국제기구 수장들을 정면겨냥했다. 이들이 자유무역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지만, 지난 1970년대 이후 미국의 만성적 교역 적자를 부른 다자시스템을 유지하려는 숨은 의도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들이 이런 방식을 좋아하며, 그것을 뒤흔들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스 장관은 이어 “하지만 거기까지다(bottom line)"라면서 ”그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흑자를 잠식하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러한 일에 대해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IMF총재, 김용 세계은행 총재를 비롯한 국제기구 수장들은 지난해 11월8일 미국의 대선 이후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고, 다자주의를 공개적으로 변호해왔다. 라가르드 총재는 특히 지난 12일 브뤼셀에서 “보호무역주의의 칼날이 회복세를 보이는 세계 경제 위에 매달려 있다“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윌버 로스 장관은 오는 18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미·일 경제대화 참석차 도쿄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대신해 일본이 미국과 양자협정을 체결할 의향이 있는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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