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대선 앞두고 유로 변동성 급등…브렉시트 이후 최고치

【오베르빌리에=AP/뉴시스】16일(현지시간) 프랑스 오베르빌레에의 한 시위 현장에서 극우 대선 후보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의 플래카드에 낙서가 돼 있다. 2017.4.17.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유로화의 변동성이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던 지난해 6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성향의 국민전선(FN) 대표인 마린 르펜 후보와 극좌당의 장 뤽 멜랑숑 후보가 맞붙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EU의 변동성이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엔화에 대한 유로화의 한 달 변동성은 지난달 12 아래를 유지했으나 최근 18을 돌파했다. 지난달 10에도 못 미치던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변동성은 이달 들어 12를 넘어섰다.
특히 투자자들은 르펜 후보가 오는 23일 치러지는 대선 1차 투표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획득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르펜 후보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와 머니 프린팅(통화공급 확대) 등 EU 시장을 흔들 수 있는 공약들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선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극우 진영의 르펜 후보와 극좌 성향의 멜랑숑 후보가 다음달 7일 치러지는 2차 결선투표에서 맞붙는 일이다. 두 후보 모두 기존의 EU 질서를 크게 뒤흔드는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르펜 후보는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멜랑숑은 EU와의 관계를 재협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프랑스의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르펜 후보의 당선에 따른 위험 요인은 그동안 시장에 꾸준히 반영돼 왔다. 그러나 최근 멜랑숑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씨티인덱스(City Index)의 캐슬린 브룩스 전략가는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극좌와 극우가 2차 투표에 나가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그럴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시장은 프랑스 대선의 충격적 결과에 대해 신경과민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 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은 "선거 막판에 헤지 수요가 유로화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일까지 그 규모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르세유=AP/뉴시스】프랑스 좌파당의 대선후보인 장 뤽 멜랑숑이 9일(현지시간) 마르세유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오는 23일 대선 1차투표를 앞두고 멜랑숑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2017.04.10
16일 기준 FT의 1차 투표 여론조사 종합 집계를 보면, 르펜과 마크롱은 23%의 지지율로 공동 선두를 형성하고 있다.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와 멜랑숑이 각각 20%와 19%의 지지율로 선두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FT는 마크롱이나 중도우파인 피용이 대선의 최종 승리자가 된다면 유로화나 유로자산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둘 중 한 명이 당선되면 현재 1.06달러 수준인 유로 환율은 연말까지 1.15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르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유로화는 달러 대비 98센트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JP모건은 전망했다. 유로화는 이미 지난달 말 1.09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달 유로화는 안전자산인 엔화 대비 3% 가까이 떨어졌다. 독일과 프랑스 10년 물 국채 수익률의 스프레드 역시 확대됐다.
NN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윌렘 베르하겐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적 위험이 현실화되지 않으면 내수에 의한 긍정적 전망과 회복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sangjo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