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브루킹스에 새 보금자리…"연준의장 연임 못해 실망"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물러난 재닛 옐런(72) 의장이 진보성향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AP통신과 CNBC뉴스, PBS방송 등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옐런은 오는 5일부터 브루킹스연구소의 ‘재정·통화정책 허친스센터(Hutchins Center on Fiscal and Monetary Policy)’의 특별연구원(distinguished fellow)으로 출근할 예정이다.
2014년 2월부터 4년 동안 미국의 통화정책을 이끌어온 옐런 의장은 지난 2일 연준을 퇴임했다. 제롬 파월(64) 신임 연준 의장은 3일부터 제16대 연준 의장으로서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옐런 의장은 2일 PBS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연임시키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처음으로 토로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40여 년 동안 연임을 하지 못한 채 물러나는 첫 번째 연준의장이다.
그는 “나는 연임을 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때 이런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재지명을 받지 못해서 실망했다”라고 말했다. 옐런은 “나는 금융위기와 경제 회복시기 등 정말 어려운 때에 연준에서 일했다. 나는 그동안 내가 수행한 커리어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2월 퇴임과 함께 브루킹스연구소행을 택했던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옐런의 뛰어난 공직 수행을 축하한다.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동료로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라고 밝혔다.
옐런은 연준 의장 4년과 부의장 4년 등 모두 14년 동안 연준에서 몸을 담았다. 옐런의 연준 의장 임기는 끝나지만, 연준 이사로서의 임기는 2024년 1월까지이다. 그러나 그는 역대 의장이 퇴임과 함께 연준을 떠났던 관례에 따라 사임을 선택했다. 옐런은 지난해 1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차기 의장이 취임하면 연준 이사직에서도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미 연준 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 시대를 연 옐런은 지난 4년 동안 비교적 성공적으로 미 경제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옐런 의장의 4년 재임 기간 동안 나스닥 지수는 97% 상승했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는 각각 67%, 59% 올랐다.
옐런은 지난 2014년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양적완화' 시대를 끝냈다. 그의 재임 기간 중 모두 5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면서도 신중한 자세를 잃지 않아 회복기에 접어든 미국 경제가 안정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온 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시장과 소통하는데도 능숙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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