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통신사 전 임원들 법정행…노조 "구조조정으로 직원 자살 유발"
10년 전 구조조정과 관련해 재판
당시 직원 19명 잇단 자살 벌어져
유죄 판결시 최대 2000만원 벌금
【파리=AP/뉴시스】 6일(현지시간) 프랑스 통신 노조가 프랑스 파리 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10년전 직원 19명을 자살로 몰아넣은 혐의로 프랑스 거대 통신회사 오랑주(Orange)의 전 임원 7명을 재판장에 세웠다. 2019.05.07.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프랑스 통신 회사의 전직 고위급 임원들이 10년 전 자사 직원들의 잇따른 자살 사건과 관련해 법정에 섰다. 노조는 이들이 직원 19명을 자살로 몰아넣었다며, 이러한 풍토를 조성한 임직원에 도덕적 책임을 물었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은 프랑스의 통신사 오랑주의 전신인 프랑스 텔레콤(France Télécom)의 디디에 롬바르드 당시 대표와 6명의 전직 고위 임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고 보도했다.
현재 피고인들은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판은 약 두 달 동안 진행된다.
프랑스 텔레콤은 2004년 민영화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2년 동안 2만2000개의 일자리를 없앴다. 1만4000명 직원은 보직이 변경됐다.
일간 르파리지앵이 2006년 보도한 이사회 회의 기록에 따르면 롬바르드 당시 대표는 고위 경영진을 향해 "어떻게 해서든 문을 통해서든, 창문을 통해서든 그들을 내보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명의 직원이 자살을 했고, 12명이 자살을 시도했다. 8명 이상은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거나 질병으로 인해 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파리=AP/뉴시스】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법원에 프랑스의 통신사 오랑주(Orange)의 전신인 프랑스 텔레콤(France Télécom)의 디디에 롬바르드 전 대표가 출석했다. 통신 노조는 그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믿을 수 없는 (정신적) 폭력"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2019.05.07.
통신 노조는 "2009년 32세의 한 직원은 본사 사무실 창문에서 투신했다. 2011년 57세의 직원은 회사 주차장에서 불을 질러 자살했다"며 이러한 배경에는 경영진의 "믿을 수 없는 (정신적) 폭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프랑스 텔레콤의 이사들은 의도적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불안을 조성하고 이들을 고립시켰다. 직책을 강등시키거나 이들을 가족과 멀어지게 만드는 식으로 몰아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재판부가 당시 구조조정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조정이 이뤄진 방식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롬바르드 전 대표는 "구조조정 작업으로 직원들이 화가 났던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이것이 그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롬바르드 전 대표 측 변호사는 "이번 재판 자체가 터무니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유죄가 확정되면 피고인들은 각각 1만5000유로(약 2000만원)의 벌금과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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