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트럼프, 취임선서 배신…탄핵절차 추진"(종합)
트럼프 "마녀사냥, 대통령 괴롭히기" 반발
【워싱턴=AP/뉴시스】미국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4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절차를 추진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19.09.25.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미국 민주당을 이끄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식 탄핵절차 착수를 선언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나는 하원의 공식적인 탄핵심리 추진을 선언한다"며 "6개 위원회에 탄핵심리 하에 조사를 진행하도록 지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거론, "대통령의 헌법상 책무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통령은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득이 되는 행동을 하도록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요구했다고 시인했다"며 "취임선서와 국가안보, 우리 선거의 온전함에 대한 배신"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국가정보국(DNI)이 정보기관감찰관실(ICIG)의 내부고발 의회 공유를 막은 데 대해 "국가안보 및 정보, 내부고발자 보호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마이클 앳킨스 감찰관 의회 증언을 거론, "감찰관은 DNI 국장대행이 내부고발자의 고발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증언했다"며 "법률 위반"이라고 일갈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오는 26일 하원 정보위 출석을 앞둔 조지프 매과이어 DNI 국장대행을 향해 "내부고발 전체를 의회에 공유해야 할 것"이라며 "그는 법을 어길지, 자신의 헌법상 책무를 이행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아울러 미국 건국 주역으로 꼽히는 벤저민 프랭클린을 거론, "미국인들은 프랭클린에게 '우리가 어떤 나라를 갖게 되는가. 공화국인가, 군주국인가'라고 물었다. 프랭클린은 '공화국이다, 당신이 지킬 수만 있다면'이라고 답했다"며 "우리의 책무는 그것을 지키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며 "시대는 우리를 건국자들의 위대함과 같은 곳이 아니라, 국외와 국내의 모든 적으로부터 우리 헌법을 지키고 수호하도록 하는 절박함이라는 곳으로 이끌었다"고 선언했다.
이어 향후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를 이끌어갈 제리 내들러 법사위원장과 및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 엘리엇 엥겔 외교위원장, 일라이자 커밍스 정부감독개혁위원장 등을 향해 "프랭클린의 말대로, 우리 공화국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유엔총회 참석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의 탄핵절차 추진 선언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늘은 유엔에 매우 중요한 날, 많은 일과 많은 성공이 있는 날"이라며 "민주당은 고의로 마녀사냥 같은 쓰레기 뉴스 속보로 이를 모두 망치고 비하했다. 우리나라에 매우 나쁘다"고 반발했다.
그는 또 펠로시 의장, 내들러 위원장, 시프 위원장 등 민주당 하원 지도부를 거론, "(이들의 말을) 믿을 수 있나"라며 "민주당은 심지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보지도 못했다. 완전한 마녀사냥", "대통령 괴롭히기"라고 맹비난했다.
이번 탄핵절차 추진은 지난 18일 워싱턴포스트(WP)가 처음 보도한 트럼프 대통령과 외국 정상 간 통화 논란이 직접적 도화선이 됐다. 당시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의 통화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적절한 약속을 했으며 정보당국에서 이와 관련한 내부고발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후 추가보도를 통해 해당 통화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지난 7월25일자 통화라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통화에서 러시아와의 분쟁과 관련한 군사원조를 빌미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한 수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2016년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이사로 있는 에너지기업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해임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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