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네티즌들, 트럼프로 프로필 사진 바꾸기 유행

【서울=뉴시스】미국의 시리아군 폭격 이후 시리아 네티즌들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 프로필 사진 바꾸기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한 트위터 사용자가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뜻의 아랍어를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에 붙여 게시한 것. <출처=트위터> 2017.4.11.
10일(현지시간) 아랍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미국의 시리아 공군기지 미사일 공습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일부 시리아인들이 프로필 사진을 트럼프 대통령 얼굴로 바꿨다.
이들 네티즌은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뜻의 아랍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프로필란에 올렸다. 이는 미국의 시리아군 공습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 6일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로 시리아 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폭격했다. 트럼프는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에서 발생한 민간인 화학무기 살상 사태에 응징하기 위해 폭격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사실 시리아 네티즌들의 프로필 사진 바꾸기에는 더 깊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 이들이 트럼프의 사진과 올린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사용하는 정치구호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활동하는 라미 자라흐 기자는 네티즌들의 움직임은 트럼프에게 진짜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장난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자라흐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아사드의 선전가들이 포스터와 집회에서 자주 사용하는 문구"라며 "트럼프에게 감사하기 위해 사진을 바꾸는 게 아니다. 그냥 농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리아인들은 트럼프 같은 한심한 인간을 응원하지 않는다"며 "(미 공습으로) 아사드가 살상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줄었다는 사실이 기쁠 뿐"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다라는 이름을 쓰는 한 트위터 사용자는 "솔직히 도널드 트럼프는 끔찍한 인간이 맞지만 이번엔 뭔가 옳은 일을 했다"고 미국의 시리아군 공습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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