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 거세고 미세먼지 덮치는 목포신항…세월호 훼손 급가속?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는 바닷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에는 다소 많은 비가 오고 바람도 강하게 불 전망이다. 20일 오후에도 비가 예보됐다.
목포신항에는 바닷가 특유의 강풍이 부는 경우도 잦다. 바닷바람은 세월호 선체 부식을 촉진할 우려가 크다. 여기에 중국발 미세먼지가 선체 부식을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김옥삼 전남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선체가) 바닷속에 있으면 대기 중에 있는 것에 비해 산소량이 적어 부식이 덜 일어나지만, 육지로 나와 대기 중에 있게 되면 산소량이 많아지고 공기의 유동도 있으므로 부식이 촉진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특히 바닷물의 경우 파도 위에 용존 산소량이 많다. 바닷가에서 술을 먹으면 잘 안 취하는데 이는 바닷바람 속에 산소량이 많아서 호흡할 때 산소가 체내로 많이 들어가 그런 것"이라며 "부둣가에 세워놓은 세월호는 산소가 많은 바람에 노출돼 부식이 빨리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가 세월호 부식을 촉진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대기 오염물질이 많은 공장 지대에서는 철이 더 잘 부식된다."
정원섭 부산대 재료공학과 교수도 미세먼지의 영향에 관해 "선체 위에 미세먼지가 자꾸 점착돼 계속 쌓이면 쌓인 부분과 쌓이지 않은 부분 사이에 산소·바닷물 농도 차이가 발생한다"며 "그것을 틈 부식이라고 한다. 틈이 있으면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미세먼지가 1~2년간 쌓인다면 부식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다가오는 여름철에 선체 부식이 가속할 가능성에 관해서도 "부식은 화학반응이어서 온도가 올라가면 부식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상 상황이 세월호 선체 부식이나 수색 작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길영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은 "선체 부식에 관해 전문가들에게 의뢰해봤는데 기상 상황이 눈에 띌 만큼의 변화는 가져오지 않는다고 했다"며 "여름에 큰 태풍이 왔을 때와 달리 지금 정도의 바람에 세월호가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 위원은 또 "비가 자주 오는 것도 세월호 전체 수색 일정에 차질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선체 부식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앞으로 세월호 보존 방식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선체를 보존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긴 하나 구체적인 보존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종합보고서 제출 때 선체 보존 방식에 관한 의견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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