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도나 사건' 최덕수 대표, 파기환송심서 징역 9년
1·2심은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돼지분양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도나도나 대표에게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9월 대법원이 일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파기환송한 취지에 따른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는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최덕수(70) 대표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또 함께 기소된 최 대표의 아들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 대표 등의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원심과 달리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최 대표 부자는 위조한 문서로 다수의 금융기관에서 660억원대 대출을 받았고, 개인 위탁자에게 130억원이 넘는 거액을 빼돌렸다"며 "범행 내용이나 수법, 피해 정도 등을 종합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대표 아들의 경우 아버지 지시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 대표 등은 2009년 4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어미돼지 1마리당 500만~600만원을 투자하면 각 새끼돼지 20마리를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명목으로 투자자 1만여명에게서 240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허위로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4억12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최 대표의 위탁양돈사업은 양돈업을 기본 수익모델로 한 것으로, 실물 돼지 거래를 가장한 유사수신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최 대표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대법원은 "투자자들이 수익금과 위탁대금 원금을 회수하게 될 뿐, 현물인 돼지를 주고받는 게 계약의 실질적인 목적이 아니다"며 유사수신행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도나도나 사건 과정에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홍만표(58) 변호사는 수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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